한식 읽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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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9

Vol 10. 육지와 바다, 민물의 3중주 충청남도

땅과 민물, 바다의 3중주, 충청남도 ④

향토 미식 로드 _ 태안 특산물 전통 시장 & 서부 시장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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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따라, 맛 따라 시장 가게

중앙로에 늘어선 크고 작은 가게들부터 태안 특산물 전통 시장과 서부 시장까지. 태안읍 시장길(동문리)엔 개성 강한 상점이 촘촘히 모여 볼거리, 먹을거리로 신바람이 난다. 한 바퀴만 스윽 둘러봐도 노포와 명물을 쉴 새 없이 마주칠 정도. 또 가지런히 정리된 골목골목은 꽤나 널찍해 산책할 맛이 난다. 태안 사람들의 진솔한 일상이 묻어나는 순박한 풍경. 충청남도 특유의 넉넉한 여유가 발걸음 따라 전해진다.

40년 넘은 우럭포 장인 청구상회

태안 특산물 전통 시장에서 40년 넘게 직접 손질한 건어물을 팔아온 노포. 태안 출신 주인장은 건어물에 잔치 음식까지 팔며 동네 대소사를 꿰차다 집에서 치르는 행사가 서서히 뜸해지면서 우럭포 전문 상점으로 모습을 바꿨다. 사실 태안에서 우럭포는 잔치 음식의 기본이자 필수 제수 음식. 상차림에 우럭포가 빠지는 일이 거의 없어 과거엔 장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물론 여전히 태안 사람들의 대표적인 일상 음식으로, 몇 해 전부턴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와 기념품처럼 사가곤 한다. 한편 최고로 맛있는 우럭포를 얻으려면 오랜 노하우와 갖은 정성이 필요하다. <청구상회> 주인장은 안흥항에서 생물로 가져온 우럭을 바로 째서 내장을 긁어내고 핏기를 닦은 다음, 물로 또 소금물로 서너 번 정도 말끔하게 씻는 세척 과정을 거친다. 적당히 짭조름한 소금 간도 중요한데, 안동 간고등어 간잽이 못지않게 자신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바람이 가장 잘 통하는 옥상에서 봄과 가을엔 하루 정도, 겨울엔 꼬박 이틀을 말린다. <청구상회>엔 우럭포가 사시사철 있지만, 여름에 파는 건 봄에 작업해 냉장 보관한 것. 아무래도 봄과 가을에 말려 그 즉시 파는 게 맛도, 질도 가장 좋다. 그때서야 다시 보이는 좌판 위 누르스름한 우럭들. 꾸덕꾸덕 잘 말린 우럭포를 봉지 가득 담아본다. 

A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시장4길 29 T 041-674-3181

쏟아질 듯 들어간 해산물 짬뽕의 고수 신태루

간판에서 느껴지는 투박한 노포의 오라. 33년간 한 자리를 지켜 가게에 들어서면 흡사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마저 풍긴다. 대표 메뉴는 짬뽕과 삼선짬뽕. 태안 대표 해산물을 탑처럼 쌓아올려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군침이 돈다. 오징어와 새우, 소라, 가지각색 조개 등을 낚시하는 재미. 서로 다르게 쫀득하고 쫄깃한 식감이 입속에서 내내 춤을 춘다. 자주 씹히는 돼지고기도 잡내 하나 없이 담백한 맛. 보기엔 매울 법한 빠알간 국물은 해산물 육수 맛이 강해 깔끔하게 얼큰한 정도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무심한 듯 뿌려진 참깨가루. 매콤한 끝맛이 살짝 감돌 때 고소한 향이 버무려지면서 <신태루>의 캐릭터를 만든다. 해장하기 딱 좋은 국물의 농도. 수타 면발이 주는 탱탱한 식감의 하모니. 6천원이 아깝지 않다. 식후에 제공되는 달달한 밀크커피도 별미다.

A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시장4길 29 T 041-673-8901

청어알 젓갈과 감태구이의 만남 서해 젓갈

노릇노릇 고소하게 익어가는 바다 향. 감태구이로 식욕을 당기는 <서해 젓갈>은 태안 특산물 전통 시장 거리 너머 서부시장에 있다. 갖가지 젓갈과 해조류가 앞다투어 객을 반기는데, 곰삭은 짠내가 진동한다. 주인장이 가장 먼저 권하는 건 청어알젓. 소금에 절인 청어알에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을 더해 버무린 것으로, 짭조름하면서 감칠맛이 도는 풍미가 제대로다. 특히 <서해 젓갈>의 청어알젓은 각종 견과류와 오징어 등을 함께 섞어 톡톡 터지다 바삭하고 쫄깃하게 엉기는 식감이 흥미를 돋운다. 어미인 청어는 지방 함유량이 12.6%나 될 만큼 물고기 중 매우 기름진 편. 옛날부터 청어죽은 보양식은 물론 병후의 회복기에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미식가들 사이에선 가장 맛있는 5대 생선알(캐비어, 청어알, 연어알, 숭어알, 민어알) 중 하나로 청어알을 꼽으며, 우리나라 남쪽 지방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은 정초에 많은 자손을 얻겠다는 의미로 청어알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서해 젓갈>에선 젓갈뿐 아니라 태안 특산물 감태와 김 등도 구매할 수 있는데, 간한 상태로 즉석에서 구워줘 밥반찬으로 가져가기 좋다. 

A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시장1길 34 T 041-674-8995

에디터 전채련  사진 윤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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