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2018
98

Vol 9. 남해 품은 食의 바다, 경상남도

남해 품은 食의 바다, 경상남도 ④

향토 미식 로드 _ 통영 중앙시장

2023/11/13 00:00:00
|
659

통영 중앙시장 따라 돌고 도는 맛집 한 바퀴

통영 중앙시장만 끼고 돌아도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차고도 넘친다. 시장 양 옆으로 쭉 늘어서 시식을 권하는 꿀빵집 행렬. 바다를 마주하면 거북선을 품은 강구안 문화마당이, 뒤편엔 동피랑 벽화마을이 우뚝 솟아 나타난다. 서호시장과 해저터널을 지나자 성큼 다가오는 케이블카. 온종일 느릿느릿 어슬렁거려도 통영의 백미는 모두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시장 주변으로 모인 맛집은 놓치면 후회할 포인트. 상인과 동네 주민에게 물어 찾은 베스트 4곳만 모았다.

두부나라
타는 갈증 싸악 씻어줄 ‘우무콩국’

경남 지역에선 여름이면 콩국이나 콩국수를 후루룩 잘도 말아 먹었다. 여기에 통영식 콩국은 남해의 향기를 시원하고 담백하게 입힌 것이 특징. 우뭇가사리로 우무묵을 쑤어 얼음과 함께 넣고 건강식으로 늘 가까이 두었다. 통영 중앙시장 중간 길목쯤 자리한 <두부나라>는 우무묵으로 일가견이 있는 곳. 한산도 해녀가 직접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써 믿음이 갈 만큼 깨끗하고 신선하다. 30년간 줄곧 같은 자리에서 두부를 팔아 깊고 진한 ‘콩국’ 맛으로도 입소문이 났다. 사실 우무콩국은 ‘우뭇가사리’와 ‘콩’ 특유의 비린내를 잡는 게 관건. 국산 콩 중 최상품을 쓰는 건 물론 수없이 세척해 말끔히 탈색을 마친 우뭇가사리를 삶을 때도, 콩을 삶을 때도 항시 불 앞을 지키며 적정 온도를 유지해 차별화된 맛을 살려냈다. 포만감과 영양까지 고루 갖춘 ‘우무콩국’ 한 사발은 단돈 2천~3천원이면 맛볼 수 있다.

A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로 152-9 T 055-648-1595 H 07:00-19:00

뚱보할매김밥
향수를 부르는 뱃머리 도시락, ‘충무김밥’

하얀 쌀밥만 넣어 엄지손가락만 하게 싼 꼬마김밥에 알싸한 무김치(슥박김치), 매콤한 오징어와 어묵 무침의 콤비네이션.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통영의 간판 메뉴, ‘충무김밥’이다. 1930~1940년대, 부산과 여수 사이를 오가던 여객선이 중간 기항지인 통영(충무)에 도착하면 늘 점심시간. 작은 배에 김밥을 실은 상인들은 잠시 멈춘 여객선으로 노를 저어 건너가 김밥을 팔았다. 한데 날이 따뜻할 땐 속재료를 넣고 싼 김밥이 쉬이 상해, 김밥과 반찬을 따로 만들어 판 것이 충무김밥의 원조가 됐다. 그중 <뚱보할매김밥>의 어두이 할머니는 1947년부터 충무김밥을 판 또 하나의 원로. 현재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자리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진 문화 축제 ‘국풍 81’에서 처음 충무김밥을 선보이며, 통영의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충무김밥을 제대로 맛보려면 김밥을 이쑤시개에 오징어나 어묵과 함께 꽂아 한 번에 먹을 것. 이때 무김치로 싸악 입가심하면 통영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A 경상남도 통영시 통영해안로 325 T 055-645-2619 H 06:00-24:00

동피랑 삼시세끼
고운 빛깔과 싱싱한 맛의 하모니, ‘멍게비빔밥’

통영은 세계적인 굴 산지일 뿐 아니라 멍게와 성게, 갖가지 어패류가 잘 잡히는 남해의 보물 같은 어항. 그중 멍게는 5~8월이 제철로, 이 시기 타우린과 글리신, 글루탐산 성분이 증가해 달큰한 잔향이 오래 남는 양질의 멍게를 맛볼 수 있다 또 산란기(10월 중순)를 앞둔 9월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실하고 진한 맛이 일품. 이맘때 찾아가면 딱 좋은 ‘멍게비빔밥’이 식욕을 자극한다. <동피랑 삼시세끼>는 최상의 식재료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레시피가 특징. 플레이팅에도 예술적인 감각을 발휘해 빛깔도 곱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차려낸다. 그중 대표 메뉴인 멍게비빔밥은 자연산 생물 멍게에 소금과 참기름만 더한 것이 비법 아닌 비법. 뛰어난 선도의 멍게를 주인공으로 아삭거리는 양배추와 적채, 당근, 새싹 등 조연급 재료도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탁월한 밸런스의 식감에 고소한 첫맛과 비린내를 잡는 새싹향, 쌉싸래한 끝맛이 차례로 이어지는데, 여름내 잃었던 입맛도 금세 찾을 수 있다.

A 경상남도 통영시 통영해안로 359 T 055-642-5455 H 07:00-21:00

삼형제 수산
통영 사람들의 파워풀한 보양식, ‘하모회’
‘하모’는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으로 갯장어의 일본말. 통영엔 과거 일본인들이 많이 정착해 그들의 식문화가 곳곳에 스며들었다.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가 제철로, 하모회와 하모탕은 통영 사람들의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이었다. 잔가시가 많은 하모는 회를 뜰 때 아주 잘게 썰어 뼈까지 발라내는 게 기술. <삼형제수산>에선 눈 깜짝할 사이 하얀 속살만 떼어내 경이로운 실력을 자랑한다. 콜라겐이 풍부한 껍질에 꼬들하고 차진 식감은 오래 씹을수록 맛이 ‘꼬시다(고소하다)’. 통영에선 맛있게 하모회를 먹는 방법도 따로 있다. 일단 ‘하모 야채’라 불리는 당근과 배, 깻잎, 적양파, 마늘쫑을 채 썰어 준비할 것. 초고추장 베이스로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과 참깨를 섞은 양념장에 하모회 몇 점과 하모 야채를 섞은 뒤 콩가루를 듬뿍 넣어 버무리면 잊지 못할 진미가 탄생한다.

A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시장1길 14-1 T 010-2512-1613 H 10:00-23:00

에디터 전채련  사진 강현욱

페이지 만족도 조사 및 업무담당자 정보

업무담당자

이 페이지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