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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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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7. 소박한 낭만 밥상, 강원도

소박한 낭만 밥상, 강원도 ⑥

향토 미식 로드 _ 강릉 주문진 해물찜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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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하게 잡아 올린 바다 한 접시 주문진 해물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신선한 바다 먹거리가 넘쳐난다. 특히 동해안의 중심 강릉 주문진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원해와 근해의 모든 어종이 잡혀 해산물 집산지로 손꼽힌다. 1936년 형성된 동해안 최대 규모의 주문진 수산시장만 가봐도 어항의 크기가 남다르다.

생명력 넘치는 바다 출신 식재료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고단백 저칼로리다. 여기에 낙지와 오징어는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꽃게의 키토산은 지방 흡착과 이뇨 작용에 큰 힘을 발휘한다. 이토록 풍성한 영양분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요리가 바로 해물찜. ‘주문진해물마을’은 영진항부터 주문진항까지 이어진 9개의 해산물전문점을 포함한다. 영진항 근처에서 25년째 부부가 함께 운영 중인 <현자네 해물촌>은 매일 새벽 주문진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수족관을 채운다.

매일 새벽 주문진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수족관을 채운다.
그날그날 잡은 신선한 생물로 요리해 강릉에서도 꽤 입소문이 났다

그날그날 잡은 신선한 생물로 요리해 강릉에서도 꽤 입소문이 났다. 해물찜의 조리법은 아귀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료가 자작하게 잠길 정도의 끓는 물에 가리비와 조개, 전복, 게, 새우 등을 듬뿍 넣고 뚜껑을 덮는다. 새우와 게가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조개들이 거품을 물다 입을 활짝 열 때쯤 냄비에 산낙지를 빠르게 투입한다.

새우와 게가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조개들이 거품을 물다 입을 활짝 열 때쯤
냄비에 산낙지를 빠르게 투입한다

조개 종류는 철에 따라 다르지만 날이 점점 더워지는 요즘은 깨조개(개조개)나 칼조개, 피홍합, 생합 등이 주로 들어가고, 겨울이면 맛이 가득 차오른 명주 조개가 들어간다. 계절별로 각기 다른 조개를 맛볼 수 있는 것도 별미다. 재료가 어느 정도 익으면 간과 농도를 맞추기 위해, 불어난 육수를 따라 버린다. 이후 양념장을 넣고 그 위로 콩나물을 산처럼 쌓아 숨이 죽기를 기다린다. 양념은 특별할 것 없이 태양초 고춧가루와 마늘, 설탕, 후추, 식용유가 전부다. 미리 만들어 숙성시킨 양념장을 국자로 대중없이 휙휙 넣는다. 콩나물의 숨이 죽고 해물에 양념이 스며들면 물 전분으로 농도를 맞추고 접시에 담아낸다.

잔치 음식 같은 해물찜을 주인공으로 수많은 반찬이 차려진다. 모두 정현자 대표가 집 앞 텃밭에서 키운 호박과 오이, 무, 열무 등으로 만든 찬들이다. 또 명란과 멸치, 낙지를 각각 천일염으로 간해 1주일간 재운 뒤 태양초 고춧가루와 마늘, 물엿을 넣은 양념에 다시 버무려 3-4일간 숙성시킨 젓갈도 별미다. 광활한 바다를 품은 짭조름한 젓갈은 메인 디시가 나오기도 전, 밥 한 그릇을 해치울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자.

겨울이면 주문진은 곰치국을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동해에선 곰치, 남해는 물메기, 서해는 물텀벙이라 부르는 생선은 우리나라의 모든 해안에서 잡히는데, 매콤하게 끓여도 멀겋게 끓여도 전부 맛있다. 하지만 겨울에만 제맛을 내기 때문에 한 철만 볼 수 있어 아쉽다. 특히 해물찜에 소주 한잔을 마신 다음 날, 달궈진 속을 풀기에 아주 제격이다.

곰치국은 매콤하게 끓여도 멀겋게 끓여도 전부 맛있다.
특히 해물찜에 소주 한잔을 마신 다음 날, 달궈진 속을 풀기에 아주 제격이다.

Where to Eat?
현자네 해물촌
A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해안로 1621
T 033-661-2458
H 10:00~22:00

에디터 전채련·홍수연   사진 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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