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2017
92

Vol 3. 시집가는 날, 전통혼례 속 한식문화

한식학자와 한식셰프가 차리는 혼례음식 팝업!

김상보 교수님, 유현수 셰프님과 함께한 인터뷰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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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통 한식부터 퓨전요리까지, 한식의 매력을 알리는 행사인 '2017 월드 한식 페스티벌'. 월드 한식 페스티벌의 부대 행사인 ‘혼례음식 팝업 레스토랑’이 오는 10월 11일에 한식당 ‘두레유’에서 열립니다.  “한식학자와 한식셰프가 만나 만드는 요리”를 주제로 평생을 한국음식을 연구해 온 김상보 소장님과 유현수 셰프의 감각이 더해진 혼례음식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한식 읽기 좋은 날 매거진에서는 정통 한식을 재현하고 시식해볼 수 있는 ‘혼례음식 팝업 레스토랑’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유현수 셰프님과 김상보 소장님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고문학에 쓰여진 음식들을 어떻게 재현하는지, 또 어떤 계기로 행사에 참여하시게 되었는지까지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김상보 소장님과의 인터뷰

'한식의 도를 담다’ 얼마 전에 책을 쓰셨는데, 너무 흥미로운 주제예요.

우리 밥상문화가 검박했고, 왕실도 예외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책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한식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들을 바로 잡고 싶었어요. 요즘 한정식이라고 하면 많이 차려놓는 것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런 문화는 기껏해야 100년밖에 안됐어요.

사실 우리 민족의 식 문화는 2000년이 넘는 시간을 지내왔는데 요새 많이 차려먹는 문화가 마치 한식인 것처럼 왜곡이 된 것을 바로잡고 싶었어요.

고문헌에 따르면 조선시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성대한 환갑잔치에서도 정조는 밥과 국을 포함해 7첩 반상을 먹었다고 해요. 사실 요즘 시대에 7첩반상은 대단한 한식차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잖아요. 하지만 진정한 우리의 전통 식사 문화는 도(道)를 가지고 있어요. 음식을 차려준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춰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는 것이 중요한 문화였거든요. 그래서 왕인 정조도 과하거나 화려한 상이 아닌 검박한 7첩반상을 어머니에 생신 때 먹었던 것이죠. 쉽게 말하면 음식문화에 철학을 가미한 ‘음식생활 지침서’라고 얘기 할 수 있겠네요.

“한식학자와 셰프가 만드는 요리”의 행사를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한식학자와 셰프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봐요. 각자의 전문성이 두드러지는 부분이 있는 것뿐이에요. 예를 들어 비빔밥 한 그릇을 만든다고 했을 때, 비빔밥의 재료를 조리해 맛있게 만드는 셰프, 비빔밥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을 만드는 장인, 비빔밥과 가장 잘 어울릴 음료를 만드는 장인, 그리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비빔밥 한 그릇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전문가. 이렇게 완성된 상차림을 위한다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그렇기에 셰프와 한식학자의 전문성이 결합되면 음식, 그 이상의 문화 발전을 기대하며 참여하게 됐어요.

이번 행사에서 소장님이 생각하는 중점적인 요소는 어떤 것일까요?

학자적 입장으로써 우리의 전통적인 한식문화는 오늘날에 와서 굉장히 많이 변질되었어요. 요즘에는 한식의 상차림이 빨개졌다는 것, 고춧가루를 많이 쓰는 자극적인 한식이 되었다는 점이에요. 양념을 많이 써서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살리지를 못한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유현수 셰프와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점은 재료 본연이 가진 맛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둘 계획이에요.

전통혼례에 올라가는 음식 중에서 이번 행사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국수장국, 잡채, 수정과, 백김치 인데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신건가요?

선정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지금껏 100년 동안 자극적으로 바뀌고 재료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우리의 한식을 되살려 낼 수 있는 최적의 메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우리한식이 가진 장점 중에 하나가 담백하고 질리지 않는 영양식이라는 점인데요. 필요한 재료들과 최소한의 양념을 이용하여 한식이 가진 고유한 장점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시식행사에서 나오는 음식 중에서 요즘 사람들에게도 꼭 맛보여 주고 싶은 음식은 무엇인가요? 이유는?

사실 전부다 꼭 맛보여 주고 싶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국수장국’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유는 국수 한 그릇을 내더라도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차려지는지 그리고 ‘국수’라는 것에 우리의 문화가 담겨져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화려하지 않고, 너무 고급스럽지도 않지만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국수를 맛보여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소장님도 기고해주시기도 했고, 한식에 대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한식재단의 온라인매거진 “한식 읽기 좋은 날”의 구독자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 한식의 관심을 가지고 건강하게 소비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겨날수록 한식문화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한식도 발을 맞춰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가 예부터 내려오는 음식 한 그릇, 한 그릇 정성을 쏟는 도(道),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게 현대적인 입맛의 맞춘 음식을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현수 셰프님과의 인터뷰

한식을 꺼려하는 후배 또는 어린이들에게 한식의 장점을 알려주신다면?

 우리 한식의 장점은 음식 하나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잔칫날 음식’이라는 말에는 ‘고기 반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날’ 이라는 어떤 스토리가 들어가 있다는 거죠.

결혼식에 ‘국수’가 나오는 것도 어떤 장수의 의미를 내포하는 것처럼. 요즘에는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잖아요? 그래서 음식을 공부하는 후배들이나 한식을 꺼려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스토리도 함께 알 수 있게 하면 관심을 갖기가 훨씬 편해질 것 같아요.

유현수 셰프님은 고문학에 나오는 음식들을 어떻게 재현하시나요?

우선 자료조사를 하죠. 한식 다이닝(레스토랑)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는 컨셉이나, 롤 모델이 없잖아요. 그래서 메뉴들이 새로 만들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가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끌어내서 요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러다보니 고대 조리서나 옛날엔 어떻게 요리를 했었는지에 대한 그림들 같은 자료들을 우선적으로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고문학에 나오는 음식을 재현할 때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옛날 조리법에는 요즘과 다르게 들어가는 재료에 차이가 있어요. 그래도 한식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들은 아직까지 있고, 조금 힘들어도 발품을 팔아서 찾으면 다 나오기 때문에 다 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아, 이런 음식은 외국인들이 좋아하겠다!”할만한 음식은 뭐였을까요?
 

 지금 내어진 음식이 다 외국 분들이 좋아할만한 음식이 아닌가…….(웃음) 사실 이런 요리들은 이미 검증이 된 메뉴들이에요. 잡채 같은 경우에는 싫어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다만 이번엔 잡채에 당면을 넣는 것이 아니라 채소들을 많이 넣었죠. 그래서 좀 더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웰빙음식을 만들고자 했고 외국 분들 중에서는 채식주의자분들도 꽤 있으시기 때문에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면이 안 들어간 잡채는 처음 먹어보는 분들에게는 이질감이 있을 수도 있을법한데, 어떻게 이질감이 안 들게 할 수 있을까요?

 맛이죠. 맛있으면 거부감이 들지 않을 거예요.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수는 있지만, 비빔밥을 처음 먹어본 외국 분들이 “이게 대체 무슨 음식이야?”라면서 먹어보고, 맛있다고 하는 것처럼. 단순한 대답이지만 맛이 있다면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행사의 시식회에 나온 혼례음식이 요즘 나오는 현대음식들에 비해 장점이 있다면?

 자연스러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렸다는 것? 본래 한식의 양념은 과하지 않아요. 간장, 된장 이런 양념들은 과하지 않은 양념이에요. 간장, 된장도 조금씩 잘 쓰면 오히려 식재료의 맛이 살 수 있죠. 그런데 현대음식들은 기초적으로 들어가는 식재료의 맛이 없어서, 혹은 맛이 있다고 해도 양념을 과하게 넣어서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 나물무침을 예로 들자면 양념을 너무 많이 넣은 나물무침은 나물 본연의 향이 잘 안 느껴져요. 그런데 양념을 적당히 넣으면 양념 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 나물의 향이 맛있게 느껴지죠. 저는 이렇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노하우가 장점이라고 봐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한식 읽기 좋은날 구독자 분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한식의 소중함을 알고, 한식이 어려운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우리가 황사를 겪어 보고나서야 산소의 소중함을 알 듯, 지금은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한식을 즐겨먹어 볼 수 있지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이것은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적 분위기 때문 일 수도 있어요. 요새는 시간도 없는데 집에서 요리를 잘 해먹지도 못하니까 빠르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서구식단으로 많이 변해가는 추세잖아요? 주변 분들에게 “파스타 만들 줄 알아?” 혹은 “된장찌개 만들 줄 알아?” 라고 물어보면 파스타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훨씬 많을 거예요. 그런데 한식도 방법만 알면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단지 그 방법을 모를 뿐이죠. 그래서 저는 한국 분들에게 한식이 절대 어려운 음식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고, 우리가 관심을 가질수록 한식이 좀 더 익숙하고, 만들기 쉬운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0월 11일 오후 3시와 4시, 가회동 한식당 두레유에서 혼례음식 팝업 레스토랑이 열립니다. “한식학자와 한식셰프가 만나 만드는 요리”가 주제인 만큼 평생을 한국음식을 연구해 온 김상보 소장님의 전통 혼례음식 조리법을 기초로 한식 탐험가 유현수 셰프의 감각이 더해진 혼례음식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행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참여자분들의 뜨거운 반응이 벌써 느껴지는 듯합니다. 이 특별한 혼례음식은 추첨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고 하니 아래 링크를 통해 많은 신청바랍니다. (신청기간 : 2017.10.7.까지)

 

이 글은 필자의 의견으로, <한식진흥원> 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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