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Vol 3. 시집가는 날, 전통혼례 속 한식문화
3대째 마음으로 담아내는 따뜻한 온기 한그릇, 수육 한접시 : 리 정(里情) 식당
오병욱 (팔도 맛 기행 기자단-건강한 食 서포터즈)
역사가 깊은 전국 한식당을 직접 찾아가 먹어 본 기자단들의 솔직한 후기
한식 아카이브 속 기록

...1955년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 온종일 한두 그릇 팔았던 것이 이제는 옛 향수를 그리워하는 손님들에게 하루 2000 그릇 이상을 파는 식당으로 발전했다. 그곳이 바로 육개장과 설렁탕을 파는 청주의 '리정식당'이다.
...못 먹고 어려웠던 시절 7남매 배를 곯지 않게 하려고 맨손으로 식당을 차렸다는 홍지순 씨. 새벽 5시면 일어나서 사태, 양지를 고아 육수를 내서 육개장과 설렁탕을 만들어 왔다. 다른 양념 없이 대파로만 맛을 내는 리정식당의 설렁탕은 그 옛날 먹던 국밥의 담백함을 간직하고 있다. 대파의 상태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할머니는 매일 아침 시장에 가서 15관씩 제일 좋은 대파를 사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
한식진흥원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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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통 충청북도 대물림 업소 쇠머리수육, 육개장, 설렁탕 전문점
리정식당
더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분다. 매일 매일 따사로운 가을 날씨와 코스모스, 추풍낙엽은 우리를 밖으로 이끈다. 그렇다! 결혼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오늘은 대한민국 잔칫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혼례음식인 "수육"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여기 3대째 그 비법을 전수하며 충북에서 생산되는 쇠머리로는 모자라 서울에서까지 쇠머리를 공수하여 수육, 육개장, 설렁탕의 맛을 유지하고 있는 집이 있다. 충청북도 청주 내덕동에 위치한 "리정식당" 이다.

1958년, 청주 남문로 시장에서 초대 조경숙 할머님을 시작으로 1980년, 충북 청주시 내덕동으로 이전하여 2대째(아들 조재묵님, 며느리 홍기순님)를 이어 이제는 3대째(손자 조재묵님과 손녀 조선희님) 그 비법을 유지하고 있다.
매일 새벽 5시 리정식당에 불이 켜진다. 하룻저녁 핏물을 제거한 쇠머리와 양짓머리를 삶기 위해서다. "이젠 아침 시장에만 가도 상인들이 먼저 알아봐주시고 대파는 가장 싱싱하고 으뜸가는 것만, 쇠머리와 양지는 서울과 음성에서 최상품으로만 납품해준다"며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 아들 조재묵씨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 남에게 지지 않는 맛으로 승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오는 건강하고 깊은 맛! -

수육은 19세기 말엽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조리서 <시의전서>와 <음식방문> 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 당시에 이미 반상차림에서 빈번히 등장하였던 음식으로 보인다. 혼례 때 수육을 먹는 이유는 고을의 행사, 즉 잔치였기 때문이다. 수육은 반상, 면(麵)상, 떡국상, 만두국상, 주안상, 교자상 등 한 상으로 여럿을 접대할 때 빠지지 않고 올렸던 음식이었다. 반가나 중상층의 주 단백질 섭취원은 콩, 두부 등이 아닌 고기였지만, 서민들은 잔칫날이라야 드물게 고기를 맛볼 수 있었을 것이다.
고기를 푹 삶아 내어 물기를 뺀 것이 숙육(熟肉)이고, 이것을 얇게 저미면 편육(片肉) 또는 숙편(熟片)이 된다.
쇠고기로 만든 것을 흔히 수육이라 부르고,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제육이라고 부른다.
쇠고기로 만든 수육은 초간장이나 겨자 초장에 찍어 먹고, 돼지고기로 만든 것은 새우젓국을 찍어 배추김치에 싸서 먹는다. 오늘 소개하는 리정식당에서는 '쇠머리의 우설(소의 혀)과 아굿살'만으로 만든 진짜배기 '수육'을 제공한다.


리정식당은 주말과 점심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크게 붐비지 않는다. 그렇지만 때를 가리지 않고 묵묵히 한분, 이어서 한분 그리고 또 한분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신다. 모두 맛을 기억하고 찾아주시는 단골 분들이다.
그들이 있어 '리정(里情)식당'이 오랜 시간 이어져 올 수 있었다. 한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3대째 오랜 세월 유지하다보니 20년, 30년 단골 너나없이 가족들과 함께 발길을 잇는다. 사장님의 여담으론 ‘지자체 기관장들도 인수인계하며 소리소문 없이 자주 찾는 맛집’이라고 하셨다.



장기간 음식점 영업을 하면서 노하우도 생겼겠지만 오랜 기간 식당을 유지하는 것은 시행착오도 많고 정말 힘든 일이다.
"80년도부터 제가 장사를 시작했지만, 요식업계는 인력난도 많아요. 날씨에 따라 채소 값 변동도 심하고 지난 소고기 파동 때는 정말 힘들었죠."
라며 운을 떼셨다. 그렇지만 사장 조재묵(아들)님은 손님 한분 한분이 다녀가시면서 입소문도 많이 나고 '변하지 않는 맛'에 꾸준히 찾아주시는 단골손님들 덕분에 매일 아침을 즐겁게 시작한다. 단골들의 성화에 분점까지 오픈하여 성업 중이라고 한다.

나는 오늘 리정식당의 훈훈한 온기 한 그릇과 온정 가득한 이웃의 정(里情) 한 접시를 먹었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잊지 않고 찾아주시면서 “옛 맛 그대로네요~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단골 분들이 제일 좋다는 그는 일요일을 제외하곤 오늘 아침도 역시 쇠머리와 양짓머리를 삶는다.
[리정식당본점]
리정식당(본점)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우암로 71-1 (일요일휴무) 043)254-8947
리정식당(직영) : 충북 청주시 서원구 용호로 6번길 27 (일요일휴무) 043)232-8947
영업시간 : 8:00 ~ 21:30
오병욱(팔도 맛 기행 기자단-건강한 食 서포터즈)
활동경력 :
건강한食원정대 5기
이 글은 필자의 의견으로, <한식진흥원> 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