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한식, 인기 그 너머를 바라볼 때
해외 한식 톡파원

한식의 뜨거운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소식들이 쏟아지는 요즘. 지금 세계는 한국의 음식부터 음악, 문화까지 한국의 모든 것에 사로잡혀 있다. 그 중 한식은 단순 음식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기술까지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식을 향한 인기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이제는 맛을 뛰어 넘는 다양한 매력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때다.

미국 마트에서 없어서 못 파는 한국 김밥
미국 전역에 500여 개 매장을 둔 식료품점 체인 '트레이더 조'가 새롭게 선보인 한국 냉동김밥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냉동김밥은 8월 초 출시 이후 2주 만에 전 매장에서 완판됐고, '사재기',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져 미국 NBC에 방송되기도 했다. 트레이더 조는 한국어 그대로 '김밥: Kimbap'이라는 상품명을 사용하고, '한국 두부와 야채로 만든 쌀밥 김말이'라는 소개 문구를 덧붙여 판매했다. 현지에서는 채소 위주라 건강해서 좋다는 반응이다. 미국 시장 수출 시 육류 수출에 제한이 있어 고기 대신 유부로 바꿔 공급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 것.
냉동김밥 전국 매진에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가 큰 영향을 미쳤다. 소셜 미디어에서 김밥 먹는 영상, 김밥 조리법, 김밥 오픈 대기 영상 등이 화제가 되면서 입소문을 타게 된 것이다. 트레이더 조는 이번에 화제가 된 김밥 뿐 아니라 떡볶이, 관자 파전, 고추장, LA갈비, 한국식 불고기도 PB 상품으로 팔고 있으며, 이 제품들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트인 트레이더 조가 입증한 K푸드의 잠재력.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한식 위상 강화를 더욱 기대해 봐도 좋겠다.

미식천국 싱가포르에서 K-레스토랑과 카페 성공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한 다민족 국가인 만큼 외식문화가 발달하고,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나라 싱가포르. 그런 싱가포르에 한국 음식점, K-레스토랑이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최소 10개의 한국 음식점이 새로 개업했고, 연말까지 추가적인 개업이 예정돼 있다. 꾸준한 메뉴 개발을 통한 오리지널리티와 새로움의 조화, 한식을 조리하는 과정의 일부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 등이 성공에 영향을 줬다. 물론 K-드라마와 K-팝 등 한류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한류로 인한 한국 디저트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 국부투자기관 테마섹에서 2021년 발표한 'The Asia Food Challenge'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 한국 디저트에 대한 관심은 2015년 한국 팥빙수를 시작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한국 스타일의 카페가 30여 개 이상 있으며, 품목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커피, 팥빙수,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일반적인 카페 외에도, '뚱카롱', '크로플' 등 한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지인들은 한국 음식만의 건강함과 디자인, 플레이팅 등을 세련되고 고급스럽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돼 한식당 운영 주체와 메뉴도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K-농업기술로 아프리카 쌀 식량난 해소
지리적으로 멀리 있어 심리적으로도 멀게 느껴지는 아프리카와 우리나라는 사실 닮은 점이 꽤 많다. 두 지역 모두 원조를 받은 경험이 있고, 최근 몇십 년간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언어, 음식, 음악 등 문화적 표현 방식에 있어 다양함을 지녔다. 그리고 이제는 주곡을 '대한민국 쌀'로 한다는 공통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의 공적개발원조 사업 'K-라이스벨트' 사업 때문이다.
K-라이스벨트는 두 기관의 올해 주요 ODA 사업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우수한 종자 생산 기술을 지원하고 현지 농가에 종자를 보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프리카 농가 소득 향상과 함께 빈곤·식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이 아프리카에 보급하는 현지 맞춤형 벼 품종들은 기존 아프리카 벼 품종보다 월등히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감비아, 가나, 기니, 세네갈, 우간다, 카메룬, 케냐 등 7개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짧은 시간에 쌀 자급을 달성한 우리나라의 경험을 살려 아프리카 지역의 쌀 식량난을 해소하고, K-푸드를 넘어 K-푸드를 만드는 'K-농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또한 높아지길 기대한다.

중국 슈퍼에서 한국 과자 늘어나는 이유
최근 한국에서는 중국의 전통 간식 탕후루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편, 중국에서는 한국 과자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2010년 전후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 소비자에게 한국 과자가 많이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바 있는데, KOTRA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한국 과자의 종류가 한 차례 더 크게 증가했다. 기존에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평가되던 브랜드들 외에도 최근 5년간 새로 수입돼 중국 시장에 정착한 과자 종류가 많아졌다.
한국 과자 소비 증가의 원인은 다른 수입산 과자 대비 저렴한 가격과, 가격 대비 우수한 맛 때문이라고 한다. 더불어 중국의 과자 시장 자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의 한국 과자 수입 규모도 함께 늘어난 영향도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중국의 과자류 수입액은 2억 8,000만 달러를 넘었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금액은 전체 수입금액의 15%를 차지하는 4,400만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아직 중국에 수입되지 않은 신규 한국 과자에 대한 발굴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현재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다양한 신규 제품들의 중국 시장 진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치부터 호떡까지, 콜롬비아에 한식 교육
지리적, 문화적, 자연적 다양성을 가진 중남미의 중요한 국가 콜롬비아에서는 한식 전문가와 함께하는 다양한 한식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7월, 콜롬비아 라사바나대학교 미식학부 학생 12명은 약 2주 간 미식학부 한국에서 파견된 백종란 한식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실습과 이론 강의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해당 교육에서는 이론 수업부터 김밥, 떡볶이, 호떡, 닭강정 등 각종 분식류, 김치 담그기 등 한식 조리 교육이 진행됐다. 8월에는 수강생들과 함께 학교 관계자 등 50여 명을 대상으로 한식 24가지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운영하는 '한식 전문가 해외 파견 사업'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은 각국의 현지 셰프나 미래의 요리 관련 전문가들에게 한식 교육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문화 교육까지 진행하며 한식 확산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 국가들에서도 한식 교육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열정의 땅 중남미에서 한식에 대한 열정도 더욱 커지길 기대해 봐도 좋겠다.

한식 브랜딩 도모하는 국제미식행사 개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장이 펼쳐지는 컨퍼런스. 10월 26일 삼청각 일화당에서는 우리나라의 한식에 대한 논의와 교류의 장이 펼쳐진다. 'Adventurous Table ; 맛의 깊이를 탐험하다'라는 주제로 한식의 가치를 확산하고 고급화 브랜딩을 모색하는 글로벌 컨퍼런스, '2023 한식 컨퍼런스'가 그 주인공. 전세계의 글로벌 F&B 전문가, 스타 셰프, 미디어 등이 참석하는 이번 행사는 한식 메시지 전파 및 글로벌 네트워킹 강화, 미쉐린 가이드 내 한식당 선정에 따른 한식 위상 향상, 글로벌 음식 트렌드 주도 환경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한식의 인기는 현재 최정상이지만, 브랜딩과 산업화 전략은 아직 분명 정교화가 필요하다. 한식 자체가 국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고급스러운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식의 맛과 멋은 점점 깊어지리라 믿는다.
참고자료
한식진흥원 보도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아시아투데이 기사 <개도국에 'K농업' 전파…"농가소득 높여 가난 추방">
뉴시스 기사 <"아프리카 쌀 식량난 해결"…정부, K-라이스벨트TF 출범>
한겨레 기사 <김밥 맛 알아버린 미국…"전국 품절, 11월까지 못 구해요">
세계일보 기사 <K-레스토랑, 싱가포르를 삼키다 [박종현의 아세안 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