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이웃 나라에서 먼 나라로 저변 넓히는 한식
해외 한식 톡파원
한류의 시작은 가까운 아시아 시장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K팝과 드라마의 인기로 시작한 한류는 점점 한국 음식으로, 그리고 문화로 빠르게 확대됐다. 이제는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한류는 인근 국가들부터 대륙을 건너 아르헨티나, 멕시코, 쿠웨이트와 같은 나라들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4차 한류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웃 나라에서 먼 나라로 그 저변을 넓히고 있는 한식 이야기를 살펴보자.
아르헨티나 한류 및 K-푸드 저변 확대
역사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짙은 남미 국가 아르헨티나는 식품 분야에서도 보수적인 색채를 띠어왔다. 피자헛, 웬디스, 던킨도너츠 등 세계적인 글로벌 식품 브랜드도 아르헨티나 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이런 아르헨티나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점차 글로벌화 되어가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입맛은 물론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젊은 층들이 자주 방문하는 식당에서는 한국식 치킨과 떡볶이, 고추장, 김치 등을 활용한 퓨전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주로 한인들만 찾아가던 한식당에 현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등 한류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여타 국가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3년 동안 점차 많은 현지인이 한식 조리법에 관심을 보이면서 전통 장류에 대한 소비가 확장되고 있는데, 특히 고추장 판매율이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10년 전만 해도 김치나 한국 전통 장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주로 한국인이나 아시아계였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인들을 사로잡은 K-푸드의 매력이 새삼 자랑스럽다.
영양가 높은 한식에 빠지고 있는 중동 국가 쿠웨이트
중동에 위치한 아랍 국가 쿠웨이트에서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와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식을 포함해 다양한 아시안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K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적인 인기를 타고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현재 쿠웨이트 내에서 한식은 신선한 야채와 발효 식품이 주가 되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두터워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 영양가 높은 한식이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매운 음식을 즐기는 쿠웨이트 식문화 덕분에 한국의 다양한 매운 라면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제로 쿠웨이트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한국 식품 품목은 면류(라면)로, 2022년 전체 수출 중 절반(50.2%)을 기록했다. 한식과 쿠웨이트 음식이 결합된 퓨전 요리까지 등장하며 한식 소비자층은 보다 확대되고 있으며, 지금도 새로운 한식당들이 현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제적인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의 쿠웨이트는 K-푸드가 눈여겨봐야할 시장이다.
김치부터 한우까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한식 영토 확장 중
지난 6월 말 할랄 인증을 받은 한우 고기가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정식 수출됐다. 우리나라가 말레이시아 정부와 검역 협상을 시작한지 7년 만에 이루어낸 결과다. 이번 수출을 주도한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지 호텔과 식당 등에서 한우 고기 활용 메뉴 시식 행사를 열어 한우가 생소한 말레이시아 소비자들에게 우선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소재한 쇼핑몰 '커브(The Curve)'에서 '코리아 김치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농식품부 주최로 진행된 해당 행사에서는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등 한국의 다양한 김치 제품이 선보여졌고, 말레이시아의 유명 요리사이자 방송인인 '셰프 완(Chef Wan)'과 함께 하는 김치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는 행사장을 방문한 현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김치부터 한우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농식품이 19억 인구 말레이시아 할랄 시장에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미래의 한식 전문가 육성 중인 멕시코
머나먼 남미 국가 멕시코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서 조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식 조리 강좌가 진행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에서 진행하는 '한식 전문가 해외파견 사업'의 일환이다. 해당 교육을 위해 한식진흥원에서 파견한 한식 전문가 장희영 강사는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류 수업을 시작으로 고추장 맛보기, 고추장을 활용한 제육볶음 만들기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매운맛을 소개했다.
사실 멕시코인들의 입맛은 한국인과는 달라, 한국 특유의 톡 쏘는 발효된 맛과 진한 양념은 멕시코에서 큰 호응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 강사와 현지 학생들은 멕시코의 대체재로 한식을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할라페뇨 간장 장아찌'를 함께 개발하기도 했다. 해당 대학교는 현재 멕시코 대학 중 처음으로 한식을 정식 교육과목으로 채택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한식이 정규 과목 채택되어, 멕시코와 한국 간 활발한 문화와 음식 교류의 장이 열리길 기대해본다.
올해 수교 60년 캐나다, 한국 식품 수요 상승 중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만큼 즐기는 음식 또한 다양화되어 있는 캐나다에서도 한식은 매력적인가보다.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은 캐나다는 한국을 6위 무역국으로 두고 있다. 그만큼 한국으로부터 다양한 식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의 면류와 스낵류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 면류는 캐나다 면류 수입 상위 10개국 중 7위를 기록했으며, 작년 면류 수입액은 2021년 수입액과 비교했을 때 14.3%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스낵류 또한 인기가 높아, 일부 국내 식품 기업은 유명 캐릭터나 연예인과 협업한 한정판 스낵 제품으로 캐나다 현지의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캐나다 한국대사관은 주캐나다 한국문화원과 함께 지난 6월 한국 종합 문화 축제인 '2023년 한국주간'을 선포했다. 해당 기간 동안 대사관에서는 전통 한식 체험, 한글 캘리그래피 강좌, 한국·캐나다 사진 전시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케이팝 커버 댄스 페스티벌이 메인 무대를 장식한 10일 개막식 공연 'K-Fest'에는 1만 5천명 이상의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의 관객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60년 우정을 되새기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캐나다와 한국 양국의 음식과 식문화가 앞으로 더욱 활발히 교류하길 바란다.
4차 한류 열풍으로 일본 내 한식 인기 고공행진
일본에서는 Z세대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한국 문화가 녹아드는 '4차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 2030 세대에 한국의 문화가 더욱 깊게 침투하면서, 한류가 더 강하게 자리잡게 됐다. 가장 즐겨보는 콘텐츠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한국 아이돌 노래인 일본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최근 일본 내에서는 "한글로 쓰면 팔린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 또한 더욱 높아져 한류의 중심지이자 도쿄 최대 한인타운인 신오쿠보에 가면 수백개의 한식당이 있고, 인기 관광지에서는 '홍대주점' 등 한국 홍대 길거리를 연상케하는 한식당들에 일본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있다.
이 같은 한식의 인기를 반영해 일본 최대 편의점 프랜차이즈인 세븐일레븐 재팬은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한국음식 페어'를 진행하며 '한국 음식'을 주제로 편의점 코너를 기획하기도 했다. 구성 메뉴 중 하나였던 삼각김밥은 모두 품절되어 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Z세대들이 향유할 한류에는 한식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였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에 한류와 한식이 더 일상화되길 바란다.
참고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머니S 기사 <일본은 지금 '4차 한류' 열풍… 한국어 쓰며 K-음식 먹는다 [Z시세]>, 연합뉴스 기사 <[르포] "한국의 매운맛 특별"…대학서 한식 배우는 멕시코 미래요리사들>, 서울신문 기사 <“양국 수교 60년의 해…K문화 알릴 계기로”>, 연합인포맥스 기사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한국문화 축제…수교 60주년 기념>, 농림축산식품부 및 한식진흥원 보도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