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Vol 62. 양념이라는 깊고도 넓은 세계
다채로운 맛을 뽐내는 장아찌 3선
아름다운 식탁
예로부터 ‘장과’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장아찌는 지금만큼 식품의 저장 방식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 서민들이 장기간 보관해 먹을 수 있는 고마운 반찬이었다.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장아찌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단골 밑반찬이다. 다채로운 맛을 뽐내는 세 가지 장아찌를 만나본다.
글 차예지(편집실)
아삭한 맛이 일품
마늘장아찌

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채소인 마늘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에서 많이 재배된다. 마늘은 그 효능이 뛰어나 건강식품이라 불린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항암 효과다. 마늘에 들어 있는 여러 유황 화합 물질 중 메틸시스테인은 간암, 대장암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마늘 속 알리아제는 마늘을 으깼을 때 흘러나오면서 알리신으로 만들어지는데, 이 알리신이 마늘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다. 알리신은 살균 작용이 탁월해 식중독균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 또한 살균력이 강해 곰팡이도 잘 피지 않는다. 다진 마늘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유도 이 알리신 덕분이다.
몸에도 맛도 좋은 마늘은 한국 음식 대부분에 사용될 정도로 한식에서의 활용도가 높다. 다만 맵고 알싸한 맛 때문에 위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인데, 마늘을 장아찌로 만들어 먹으면 아린 맛이 줄어 좋다. 마늘장아찌에는 간장과 식초, 설탕을 넣는 것이 보통이다. 이 재료들은 마늘의 매운맛을 빼주고 짭짤함과 새콤한 감칠맛을 더해준다.
마늘장아찌는 밥과 함께 곁들이는 반찬으로도 훌륭하고 장아찌 국물을 고기나 전 등을 찍어 먹는 양념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마늘의 향이 밴 장아찌 국물은 느끼함을 잡아주고 음식 맛을 돋워준다.
깻잎의 향긋함이 그대로
깻잎장아찌

영양이 풍부하고 향긋한 깻잎은 다양한 한식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생으로는 쌈을 싸 먹고, 쪄서 먹거나 튀겨 먹는 등 다양한 밑반찬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깻잎은 한국, 중국, 인도 등지에서 재배되지만, 식용으로 먹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또 사시사철 재배가 쉬워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깻잎 특유의 향을 생소하게 여겨 큰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깻잎은 참깻잎과 들깻잎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자주 먹는 것은 들깻잎이다. 참깻잎은 잎이 두껍고 억세서 식용으로는 잘 먹지 않고 한방에서 약재로 사용된다. 깻잎은 철분 함량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철분이 높다고 알려진 시금치보다 2배 이상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빈혈을 예방하고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에도 좋다. 또한 루테올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체내 염증을 완화해주고,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깻잎과 간장이 만나면 간장 깻잎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간장과 각종 양념 재료를 깻잎 사이사이 발라 삭히면 짭조름하면서도 향긋한 장아찌가 된다. 간장 대신 된장을 활용할 수도 있다. 된장 깻잎장아찌는 충북, 전남, 제주도에서 주로 먹었던 음식으로 깻잎과 된장을 항아리에 켜켜이 담아 삭히는 방식이 있고, 소금물에 삭힌 깻잎을 된장에 숙성시키는 방법이 있다. 충북 지역에서는 된장에 숙성시킨 장아찌를 꺼내어 된장을 제거하고 양념을 깻잎 사이사이에 발라서 쪄내기도 한다.
회와 함께 곁들여도 좋은 다채로운 맛
참외장아찌

흔히 여름에 많이 찾는 과일인 참외는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외는 과일 그 자체로 섭취하기도 하지만 장아찌 등 반찬으로도 만든다.
참외는 색이 노랗고 줄이 있는 은천참외, 줄이 없고 매끄러운 황진주단참외, 충청남도 성환읍의 재래종인 성환참외가 있다. 녹색 빛깔의 성환참외는 개구리의 무늬처럼 얼룩이 있다고 해서 개구리참외라고도 한다. 생산량으로 보면 경상북도 성주군의 성주 참외가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한다. 성주는 낙동강으로 인해 습한 땅이 많은데, 이 같은 환경이 참외 재배에 유리하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는 비의 피해가 적은 것도 한몫한다. 수박도 참외와 함께 성주에서 재배되는 대표 과일이었으나 지금은 주로 참외만 생산하고 있다.
참외는 비타민 C와 칼륨 함량이 높다. 또한 이뇨작용을 도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참외 꼭지를 말린 것은 최토제의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최토제는 배 속에 독물이나 유해물질이 있을 때 구토를 일으켜 밖으로 토해내게 하는 약이라는 뜻이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참외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달인 간장에 담가 먹는 참외장아찌는 달콤한 과육에 간장이 배어 다채로운 맛을 낸다. 참외장아찌는 충청도 지방의 대표적인 장아찌이며, 전라북도 고창에서는 참외에 고추장을 넣어 색다른 장아찌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싱싱하고 부드러운 학꽁치회에다 참외장아찌를 곁들이면 별미로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