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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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9

Vol 59. 한국인과 찰떡궁합, 떡

매일 먹어도 맛있는, 찌는 떡 3선

아름다운 식탁 2

2022/12/29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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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보다 빵이 더 익숙한 요즘이라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한국 대표 떡들이 있다. 달콤함과 쫄깃함은 물론 모양까지 예뻐 선물로도 좋은 우리 떡. 오늘은 쪄먹는 떡의 대표격인 시루떡, 백설기, 송편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차예지(편집실)

반가운 인사처럼 건네는 '시루떡'

시루떡은 본래 ‘시루를 이용해 쪄낸 떡’을 통칭하는 말이었다. 지금은 시루떡 하면 하얀 쌀가루로 만든 떡에 팥고물이 켜켜이 쌓인 형태만을 상상하기 쉽지만, 조선시대 고 문헌인 <규합총서>에 기록된 시루떡의 종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햇과일을 이용한 시루떡을 비롯해 곶감, 대추, 무 등의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시루떡이 있었지만, 지금은 팥을 이용한 팥시루떡과 호박, 콩시루떡 정도가 남아있다.

전통 방식의 시루떡은 단맛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단맛을 내는 부재료를 넣어 만든 떡이 인기였다. <규합총서>에도 이러한 기록이 남아있는데, 무를 얇고 넓게 채 썰어 멥쌀가루와 팥을 뿌려 찐 시루떡의 맛이 좋다는 내용을 찾을 수 있다. 무뿐만 아니라 호박을 넣은 팥시루떡도 단맛이 나는 시루떡이다. 늙은 호박을 잘 말려 꿀이나 설탕에 재웠다가 쌀가루와 팥 사이사이 넣어 쪄낸 호박시루떡은 은은한 단맛이 팥과 잘 어우러지는 별미다.

붉은 팥으로 만드는 팥시루떡은 현재 남아있는 시루떡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다. 예부터 팥은 액을 쫓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설이 있어 팥시루떡은 잔칫상이나 혼례 등 귀한 상마다 빠지지 않았던 대표 떡이다. 팥시루떡의 유래로는 추수를 끝낸 10월 무렵, 집안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조상신이나 수호신에게 제를 지낼 때 먹었던 것이 그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현대에도 새집에 이사를 오면 이웃에게 팥시루떡을 돌리거나, 개업하는 집에서 팥시루떡을 만들어 나누는 풍경 또한 이런 믿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티 없이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백설기

넓게 보면 백설기는 시루떡의 한 종류에 속한다. 시루떡 중에서도 쌀가루 외에는 재료를 더하지 않고 쌀 본연의 맛만을 내는 떡이다. 부재료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눈처럼 흰색이 특징이며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백설기는 그 색과 속성 때문에 신성한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 때문에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제사상에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외에도 어린아이의 백일상이나 돌상에 오르기도 했다. 아기의 순수함을 흰색에 빗댄 것으로, 계속해서 맑은 정신을 이어가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만들기 쉽고, 취향을 타지 않아 여러 떡 중에 지금까지도 가장 사랑받고 있는 떡이 아닌가 싶다. 흰 백설기를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려 올리거나 글을 써서 행사를 기념하는 경우도 많으며, 퓨전 떡케이크를 만들 때 활용되기도 한다.

백설기는 가장 기본이 되는 쌀떡이기 때문에 다양한 과일이나 곡식, 채소를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백설기에 여러 과실을 섞어 만드는 것을 ‘잡과병’이라고 하는데, 밤, 대추, 감 등의 재료가 들어가 다채로운 맛을 낸다. <규합총서>에는 ‘잡과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증보산림경제>에서는 ‘잡과고’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동글동글 색색의 아름다움 송편

매년 추석이 돌아오면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떡, 바로 송편이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여 차진 반죽을 만든 뒤 그 안에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떡이다. 지금은 차례가 간소화되며 송편을 직접 빚는 집이 적어졌지만, 전통적인 추석 풍경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가족들끼리 모여 앉아 송편을 빚는 모습이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동그랗고 먹음직스러운 송편을 만드는 것이 추석 명절의 재미였다.

송편은 쌀가루를 쪄내는 떡이 아니라 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어 익반죽하여 모양을 만드는 떡이라 찌는 동안 떡끼리 서로 달라붙어 모양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송편을 쪄낼 때 솔잎을 이용했는데, 솔잎은 송편이 서로 붙지 않게 막아주면서도 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송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소’다. 송편 안에 들어가는 소로는 주로 깨, 밤, 콩, 팥, 녹두 등이 쓰인다. 각각의 재료를 잘게 갈거나 썰어 설탕에 버무려 넣는다. 떡을 찌는 동안 설탕이 녹기 때문에 떡을 한입 베어 물면 뭉근하고 달콤한 소가 쏟아져나오는 것이 송편 맛의 특징이다.

송편은 지역에 따라 모양이나 색이 조금씩 다르다. 서울과 경기 지방에서는 흰 쌀가루에 치자, 쑥 등 색을 내는 재료를 첨가해 여러 빛깔로 만든다. 강원도는 특산물인 감자를 반죽에 넣어 감자송편을 만든다. 감자송편은 손가락으로 꾹 눌러 자국이 남게 빚는 것이 특징이며 전분 성분 때문에 떡을 찌고 난 후에 보면 속이 투명하게 비친다. 전라도의 모시송편은 고흥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되는 모시를 반죽에 섞어 만들어 초록빛을 띤다. 쌀가루만을 이용한 송편보다 맛이 쫄깃하고, 모시 잎은 송편의 풍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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