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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47. 새날, 새 마음을 담은 깨끗한 빛깔
설날이 궁금해?! 밥돌과 설 음식 살펴보기
한식 상식 톡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날 맞이하는 명절, 설. 한 해의 시작이기에 설날 아침 먹고 마시는 모든 활동이 하나의 의식이자 깊은 뜻을 담고 있다.
특별할 수밖에 없는 설 풍속, 그리고 설 식문화 안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자.
자료 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 두산백과, 식품의약품안전처
Q. 설날에 떡국을 먹듯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그믐에 먹는 절식도 있나요?
대표적인 것이 만두입니다. 섣달그믐은 가는 해의 가장 끝날이라는 의미로 ‘묵은 설’이라 하여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일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데요. 이때 드리는 세배 역시 ‘묵은세배’라 칭하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저녁 식사 전에 하기도 합니다. 설날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긴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상은 이날 만두를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이날 저녁 식사 전에 만둣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는데 이를 ‘만두차례’, ‘만두차사’, ‘국제사’라고도 합니다. 만두차례는 한 해 동안 잘 보살펴주신 조상에 감사드리는 의식으로 해 질 무렵 만둣국, 동치미, 삼실과, 포 같은 음식을 차려서 조상에게 올립니다.
일부 가정에서는 복만두 혹은, 보만두라 하여 하나의 만두 속에 아주 작은 만두 여러 개를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요. 차례가 끝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만둣국을 끓일 때 복만두를 넣는데, 이것이 들어간 그릇을 받는 사람이 신년 복을 가져간다고 점쳤습니다.

Q.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조상께 차례를 올리는데, 한자를 보면 ‘다례(禮)’라고 쓰여 있습니다. 차를 올리지 않는데 왜 다례라고 하나요?
제사 중에서 간략한 제사를 ‘차(茶)를 올리는 예’라는 뜻에서 차례라 부른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 시대 관혼상제의 규범이 된 것은 중국 송나라 유학자인 주자의 《가례》였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월 초하루와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에서 제사를 올려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사당에서 지내는 차례는 1년에 무려 31회에 이르는데요. 중국에서는 차를 일상적으로 마시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사례편람》에서도 제사에 차를 쓰지 않는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비록 제사에 차를 올리지는 않지만 중국처럼 가장 간략한 제사인 경우는 차례라고 불러 왔으며, 특히 설에 지내는 차례를 ‘떡국차례’라 하였습니다.
Q. 설날 차례상에 올리는 세주의 의미를 알려주세요.
예부터 우리 민족은 설날이 되기 전에 집집마다 세주를 담그고, 설날 아침에 나이 적은 사람부터 돌려가며 세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보통 약주와 청주가 많이 쓰이는데, 여름에 미리 누룩을 만들어 두었다가 이 누룩으로 흰 쌀이나 찹쌀을 원료로 하여 빚은 양조주가 많았습니다. 특히 정월 초하루인 설날 아침에 마시는 술을 도소주라 일컬었으며, 설날 도소주를 마시면 한 해 동안 사악한 기운이 없어지고,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도소주는 중국 후한 시대의 명의였던 화타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도라지, 산초, 방풍, 백출, 육계피, 진피 등을 넣어 빚었다고 합니다. 예부터 세주는 데우지 않고 차게 마셨는데요. 선조들은 정초부터 봄이 든다고 보았기 때문에 봄을 맞으며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생긴 풍속이랍니다.
Q. 명절 음식의 열량도 무시 못 한다고 하는데, 설음식을 더욱 건강하게 먹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떡국은 보통 사골 국물을 우려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사골 섭취로 인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가 늘어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때 사골 대신 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굴은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하고 특히나 겨울이 제철이므로 풍부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식재료입니다. 여기에 멸치나 새우, 다시마 등을 우려낸 육수를 이용하면 더욱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혈압이 높다면 떡국의 국물을 적게 담는 것도 방법입니다. 떡에 간을 많이 하지 않아 자칫 국물의 간이 세질 수 있는데, 이는 염분 과다 섭취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에 국물을 적게 먹고 새콤한 반찬을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떡국에 들어가는 떡의 양을 조금 덜어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우리가 먹는 밥의 양과 비교해봐도 결코 적지 않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므로, 포만감을 위해 채소 반찬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섬유소 섭취가 늘어나 식후 혈당뿐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설음식을 먹고 나서 윷놀이나 제기차기 등 설 놀이를 통해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입니다.
Q. 남은 설음식은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요?
명절 이후 평소보다 많은 양의 식재료와 남은 음식은 골칫거리가 되기 십상이죠. 고기는 잘못 보관할 경우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한번 먹을 만큼 나눈 뒤 고기 표면에 올리브 오일을 고루 발라 랩에 싸서 냉동 보관하면 비교적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해동 시에는 하루를 넘기지 않아야 하며, 조리 전날 냉장실로 옮겨 서서히 해동하는 것이 영양소 파괴와 식감 손실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생선의 경우,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린 뒤 맛술을 부어 냉장 보관합니다. 맛술 대신 소주나 청주에 생강이나 마늘 편을 넣어 사용해도 좋습니다. 나물 요리는 종류별로 각각 다른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부패 속도를 늦추는 방법입니다. 볶은 나물은 한 번 더 볶은 뒤 식혔다가 냉장 보관합니다. 전 요리는 기름을 많이 머금고 있어 산패되기 쉬우므로 종이 포일로 감싸서 밀폐 용기에 넣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날생선은 최대 3개월, 익힌 생선은 한달, 쇠고기는 6~12개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