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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한식의 날’, 소중한 우리 식문화, 국가유산이 되다

지금, 한식

2026/10/13 17: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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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한식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다. 식문화 전체를 국가 차원의 기념일로 제정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계절과 절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담아온 우리 밥상이 이제 법으로 보호받는 소중한 국가유산이 된 것이다. 「한식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매년 10월 24일을 ‘한식의 날’, 그리고 이어지는 한 주를 ‘한식 주간’으로 운영한다. 날짜에 담긴 의미도 깊다. 완성과 조화를 상징하는 숫자 ‘10’과 자연의 변화를 ‘24’개 절기로 세밀히 나누어온 전통이 만나 한식이 지닌 철학과 정신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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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과 자연이 빚어낸 깊은 맛, 발효 과학

김치나 된장을 처음 접한 외국인 셰프들은 감탄과 함께 궁금증을 감추지 못한다. 냉장고도 없던 시절, 어떻게 이토록 깊고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냈는지 의아해한다. 그들의 눈에는 김장독을 땅에 묻고 계절이 겹겹이 쌓이기를 기다리는 한국인의 일상이 마치 온도와 시간을 다루는 정교한 과학이자 연금술처럼 비친다.

발효는 식재료를 오래 보관하려는 지혜에서 시작해 원재료에는 없던 감칠맛과 영양을 더하는 독창적 기술로 진화했다. 콩이 메주를 거쳐 장이 되고, 배추가 유산균 가득한 김치로 익어가는 과정은 한식의 맛을 한층 깊고 다채롭게 넓혀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깊어지는 맛, 이것이 발효가 한식에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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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철학, 약식동원과 오방색

소설 《대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 벅 작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다. 구절판의 뚜껑을 열자 선명한 오방색 식재료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는데, 그는 이 예술품 같은 음식에 차마 손을 댈 수 없었다고 한다. 하얀 떡국 위의 고명이나 비빔밥 속 나물처럼 빨강·초록·노랑·하양·검정의 오방색은 한식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음양오행에서 비롯된 이 다섯 가지 색은 오장(五臟)과 오행(五行)의 기운을 상징하며, 음식을 골고루 챙겨 먹는 것이 곧 몸의 균형을 다스리는 지혜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그 뿌리에는 약과 음식이 근원을 같이한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철학이 있다. 삼계탕에 인삼과 대추를 넣고 계절마다 다른 나물을 상에 올리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식은 허기를 달래는 끼니를 넘어 계절과 체질을 살피며 몸과 마음을 함께 다스려온 지혜의 결과물이다. 서구권에서 ‘food as medicine’이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로 주목받는 지금, 한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 해답을 품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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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함, 나눔과 공동체 식문화

한국의 밥상에는 유독 ‘함께’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찌개 하나를 가운데 놓고 여러 숟가락이 오가고, 잔치를 하면 이웃집에까지 떡을 돌린다. 내 몫과 남의 몫을 뚜렷이 가르지 않는 이 문화를 접하는 외국인은 처음엔 놀라지만, 이내 그 안에 깃든 온기에 마음을 열게 된다.

품앗이로 김장을 함께 담그고 남은 음식을 이웃과 나누는 풍습, 명절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전을 부치고 송편을 빚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식은 만드는 순간부터 마지막으로 나누는 순간까지 관계를 엮어가는 하나의 의식과 같다. 개인주의가 강해진 요즘, 내 앞의 한 그릇이 누군가의 삶과 연결될 수 있다는 따뜻한 가능성이야말로 한식이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리는 이유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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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식 이야기를 밥상 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진다. 한식의 날 제정을 기념해 열리는 ‘K-푸드 페스타’다.

K-푸드 페스타는 10월 23일부터 11월 20일까지 국내외 소비자와 관광객, 바이어가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식품 축제다. 특히 한식의 날(10월 24일)을 기념하는 ‘HANSIK FESTA’가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지며, 같은 기간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도 10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와 연계해 수(壽)가 새겨진 팔각 전통주 잔과 ‘잔치를 열어라’ 보드게임 등 감각적인 굿즈를 만날 수 있으며, 다양한 공연과 세미나 및 체험 부스도 현장을 풍성하게 만들 예정이다.

발효가 빚어낸 깊은 맛,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지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나눔. 이 세 가지 가치가 만들어온 한국 밥상의 역사가 이제 당당한 국가유산으로 거듭났다. 올가을, HANSIK FESTA에서 오래된 밥상이 건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직접 맛보길 바란다.

참고 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구절판’, ‘food as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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