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한 그릇의 위로, 마음을 데우는 한식
하루 한 그릇
![]()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물고 옛 추억에 빠져드는 장면을 그린다. 음식을 통해 감정과 기억이 되살아나는 대표적인 순간이다. 이렇듯 ‘컴포트 푸드’는 맛 자체보다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정서적 힘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그리고 한식은 어떤 방식으로 ‘위로의 식사’가 되어가고 있을까.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기억의 맛’

불안과 피로, 고립감이 일상화된 시대에 사람들은 음식을 통해 마음을 달래곤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잠재우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를 통해서 말이다. 마음을 회복시키는 음식의 힘은 과학적으로도 설명된다. 뇌에서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이 서로 가까이 연결돼 있어 익숙한 음식의 냄새만으로도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이다. 결국 컴포트 푸드는 맛을 비롯해 그 음식에 얽힌 개개인의 추억과 닿아 있다.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을 간직한 한식

그렇다면 한국인이 떠올리는 대표적인 컴포트 푸드는 무엇일까.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침체되었던 2020년, 서울시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나를 위로하는 음식’을 조사한 결과 떡볶이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김치찌개와 삼계탕, 라면과 된장찌개 등 다양한 한식이 함께 순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음식을 선택한 이유로 “엄마표 음식이라서”,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 등을 꼽았다. 음식에 담긴 정성, 어린 시절의 기억,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한식을 컴포트 푸드로 만들어온 것이다.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밥상 문화

한식의 위로는 맛뿐만 아니라 밥상 문화에서도 이어진다. 밥, 국, 반찬을 함께 나누어 먹는 ‘공동 식사’ 방식은 자연스럽게 유대감을 높이고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2017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식사를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익숙한 맛이 주는 추억과 공동체적 식사 경험이 더해지며 한식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국경을 넘어선 한식의 위로
컴포트 푸드로서 한식은 이제 국경을 넘어서 더욱 확장되고 있다. 2023년 <뉴욕타임스>는 돼지곰탕을 “기분 좋은 행복감을 주는 음식”, “나쁜 소식을 접한 날에는 특히 더 위로가 된다”라고 소개했다. 같은 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떡볶이를 한국의 대표 컴포트 푸드로 다루며, 미국 한인 2세들에게도 여전히 감성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통한다는 점을 전했다. 이렇게 한식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맛, 함께 둘러앉아 먹는 식사, 세대를 잇는 기억이 어우러져 이제 세계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위로의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