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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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9

Vol 20. 이슬 머금은 '백로'와 '추분'

김성운 셰프의 신선도 100% 미식의 세계

태안, 고향의 바다를 식탁 위로!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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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대가들은 말한다. 어느 요리든 싱싱한 식재료가 맛의 절반, 아니 맛의 8할을 좌우한다고. 김성운 셰프 역시 같은 생각이지만, 거기에 재료 본연의 맛을 잃지 않는 레시피를 더해 신선도 100%의 요리를 완성해낸다. 게다가 그는, '고향'이라는 정겨운 풍미를 요리 곳곳에 흩뿌린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요리를 만드는 이, 그가 바로 김성운 셰프(서래마을 '테이블포포')다.

요리 젬병, 그렇게 청춘을 요리하다

셰프에게 가장 흔하디흔한 질문은 '요리 입문기'라지만, 김성운 셰프는 이 흔한 질문에도 흔하지 않은 답변으로 되돌려준다.

 

학창 시절 사회체육학과를 목표로 하던 중,
대전에 있던 친구가 아르바이트하던 돈가스 가게에서 저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홀보다 주방에서 일하면 '돈을 더 준다'기에 난생처음 요리를 한 것이죠.
그 전까지는 라면 끓이는 것 외엔 요리에 젬병이었는데,
돈가스나 함박스테이크, 비후가스를 튀길 때 알 수 없는 희열이 끓어오더라고요.

 

운동을 좋아해 야구 심판이 되겠다는 어릴 적 꿈도, 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뿐이던 스무 살의 그에게 '요리의 세계'는 이렇듯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대학에 가라는 부모님을 피해 고향인 태안을 떠나 대전 친구 집에 머물고, 거기서 시작한 주방 아르바이트를 통해 잠자고 있던 '요리 유전자'가 깨어났다. 거기에 알바생의 요리 잠재력을 발견한 돈가스집 주방장의 추천으로 서울, 그것도 강남 유명 경양식 집 주방 막내가 되기까지, 김성운 셰프는 음식을 요리하듯 청춘을 요리해나갔다.

 

요리 탐닉, 그렇게 조리학과를 가다

 

경양식 집에서 접한 요리는 돈가스집과 차원이 달랐다. 메뉴도 다양하고 새로운 조리법의 요리들이 무궁무진했고, 당시 새롭게 접한 요리는 잠자던 학구열에 불을 지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경양식 집에는 로브스터(랍스터)도 있고,
쇠고기 등심에 안심 스테이크까지 다채로운 요리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일하다 보니 요리 공부가 하고 싶어졌고,
굳은 결심 후 노량진에서 두 달간 공부해 대전보건대 조리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자신의 요리 경험 위에, 요리 지식을 쌓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를 탐닉하게 됐다. 새로운 요리 메뉴를 개발하고 신선한 재료의 조합을 더하면서 지금의 '김성운 표 요리 탄생'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요리 홀릭, 그렇게 김성운이 되다

 

마치 도장 깨기라도 하듯, 청담동 일대의 레스토랑을 섭렵하던 김성운 셰프는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프랑스 최고의 명예 훈장)를 수상한 토마스 겔러가 쓴 책 『프렌치 런드리』를 읽고 나서 또다시 요리 세계의 전환점을 맞았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속 레시피 자문을 맡았던 그의 책과 고든 램지의 책은 요리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됐다.

 

외국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오랫동안 일하셨던 어윤권 셰프를 만나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의 이야기를 접하고, 그들의 요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요리 열정이 활활 타오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그는 일요일마다 고향인 태안을 내려갔다온다. 논과 밭, 산, 시골, 바닷가, 어시장 등 시골 풍경에서 요리의 영감을 얻는다. 누구나 고향을 떠올릴 만한 식재료를 가지고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요리를 만든 것. 김성운 셰프의 요리는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9월의 식재료로 만든 김성운 셰프의 '고향의 맛'

 

김성운 셰프는 9월이면 송이버섯 요리나 대하구이, 찜, 꽃게찜, 탕, 낙지박속탕, 우뭇가사리 등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가을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식재료들이 또한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고.

그래서 그는 일요일마다 시골 농장을 거닐며 지천으로 깔린 자연의 선물을 만나고, 태안 바닷소리에 귀 기울이며 파도가 말하는 행복한 이야기를 듣는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가 고향의 맛을 완성해내듯, 그의 요리 철학에도 이러한 비결이 숨어 있다.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정말 좋은 재료를 만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재료 본연의 색감·식감·맛을 살려서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요리하는 것입니다.
9월의 식재료 역시 저의 그런 마음이 담겨 있고,
이 좋은 식재료로 오감이 행복한 요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요리의 절반 아니, 9할은 질 좋은 재료에 달렸다는 그의 요리 철학처럼 김성운 셰프는 태안을 대표하는 싱싱한 대하와 꽃게를 활용해 9월의 특별한 요리를 선보였다. 태안 바다를 식탁에 옮겨 놓은 듯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김성운 표 가을 요리'는 그래서 더 정겨운 고향의 맛을 선사한다.

글  피옥희 에디터  사진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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