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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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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2. 화려한 미식의 고향, 전라북도

95년 전통의 비빔밥, <울산 함양집>

2023/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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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노포의 맛’에 꼭 한번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집이 있다. 바로 울산의 ‘함양집’이다.

울산 함양집의 역대 창업주 이미지

테이블에 놓여있는 반찬 이미지

사실 울산은 흔히들 공업도시로 기억하는 곳이다. 자동차, 중공업, 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도시로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에서 크게 부흥한 곳이다. 산업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곳에, 현존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빔밥집이 있다. 전주도 진주도 아닌 울산에 가장 오래된 비빔밥집이라니? 아이러니하다 느낄 수 있지만, ‘함양집’은 곧 개업 100년을 바라보는, 95년 역사의 노포 중의 노포이다.

함양집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주에서 요정집을 운영하던 1대 창업주 강분남 할머니가 1924년 울산우체국 앞에 함양관을 개업한 것이 그 시작이다. 창업주의 고향이 함양이었기에 함양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가게는 1대 강분남 할머니에서 그 딸인 안숙희 씨(2대)로, 안숙희 씨에서 며느리인 황화선 씨(3대)로, 지금은 황화선 씨의 두 딸인 윤희, 윤정아 씨(4대) 자매가 운영하고 있다.

육회비빔밥 이미지

울산에 육회비빔밥이 유명한 이유

함양집의 비빔밥은 기본적으로 진주비빔밥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1대 창업주인 강분남 할머니가 함양관을 울산에 개업하기 전에는 진주에서 요정을 운영하셨다고 한다. 울산의 비빔밥이 진주비빔밥의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또한, 울산은 진주비빔밥을 팔기에 재료 수급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 예부터 진주 지역은 큰 우시장이 있어 양질의 소고기를 구하기 좋았다. 그래서 진주지역은 냉면으로도 유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울산지역도 소고기로는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울산에 무슨 소고기가 유명한가 모르는 이도 많겠지만, 언양 불고기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언양 불고기의 언양 지역이 바로 울산에 속해있다. 또한 울산은 국내 최초의 먹거리 특구로 언양봉계 한우불고기 특구 지역이 있다. 함양집의 육회 고명을 비롯한 불고기, 곰탕, 국밥에 사용되는 소고기는 언양 지역에서 신선한 한우 암소를 납품 받기 때문에 부드러운 육질에 깊은 맛이 난다.

섞어놓은 묵채 이미지

고명이 올라가있는 묵채 이미지

먹는 이를 위한 배려 가득한 한 그릇

노포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음식에 대해 알아보자. 대표 메뉴는 단연 비빔밥이고 애피타이저로는 묵채를 추천한다. 비빔밥과 마찬가지로 미리 재료를 준비해둔다면 별다른 조리가 필요하지 않은 묵채는 본격적인 식사 전에 빠르게 제공되어 식욕을 돋워준다. 은은한 메밀묵의 메밀향과 육수의 육향, 중간 중간 씹히는 오이고명의 상쾌한 오이향을 즐기고 있으면, 메인인 비빔밥을 기다리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메인 요리인 비빔밥은 진주비빔밥에서 출발한 비빔밥답게 갖가지 나물과 함께 육회와 달걀지단이 올라간다. 이 집만의 다른 점은 전복회가 한 점 올라간다는 것. 비빔밥에 육회와 전복회를 이용하려면 그만큼 재료비가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1대 창업주 때부터 이어 내려온 전통이라 지금까지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무엇보다도 이 곳 비빔밥의 특별한 점은 세심한 부분까지 먹는 이를 배려했다는 점에 있다. 비빔밥에는 육회와 전복회, 달걀지단 외에도 참기름과 깨소금, 김가루, 콩나물, 무나물, 미나리 등의 나물이 올라가는데 콩나물을 제외한 모든 나물을 잘게 썰어 제공한다. 질기지 않게, 알맞게 조리한 나물을 그마저도 잘게 썰어두어 입안에서 걸리지 않고, 어린 아이나 노인들도 잘 비비고, 또한 잘 먹을 수 있게 제공된다. 맛의 부분에서도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지 많은 재료가 따로 놀지 않고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조금은 뻑뻑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비빔밥과 달리 촉촉하다는 인상까지 준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탕국 이미지

묵채와 탕국 이미지

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빔밥의 핵심 고명인 육회는 여름에는 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익혀서 제공이 된다. 그리고 비빔밥을 주문하면 사이드 디시로 탕국이 따라오는데, 경상도 지방에서는 제사상에도 많이 올라가는 소고기 탕국이다. 고소한 소고기와 시원한 무로 푹 끓여낸 국물은 비빔밥을 먹는 동안 입안의 수분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고,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모든 비빔밥과 탕국은 식사 중에 혹여나 음식이 식을까 따뜻한 놋그릇에 담아 나온다.

오랜 세월 장사를 해오면서, 변하지 않는 맛과 먹는 이를 위한 배려를 지켜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들 노포라 하면 허름한 외관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오랜 전통과 외관은 별개의 문제다. 함양집은 95년의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맛과 배려를 제공해오며, 나아가 가게 리모델링과 신메뉴 개발을 통해 계속 발전하는 집이다. 곧 100년을 앞둔 비빔밥 최고 노포의 맛이 궁금하다면, 선대의 전통을 지켜오고 또 발전해나가는 가게만의 배려가 궁금하다면 울산의 함양집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함양집의 입구 이미지

Where to Eat?
부산 맛집 _ 울산 함양집

A 울산 남구 중앙로208번길 12
T 052-275-6947
H 11:00-16:00, 17:00-21:00

블로그 m.blog.naver.com/qhs0801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ted_train_eat_drink

글·사진 박효성 명예기자(건강한食 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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