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2018
100

Vol 11. 대를 이어온 맛과 멋, 경상북도

대를 이어온 맛과 멋, 경상북도 ②

향토 미식 로드 _ 산채비빔밥

2023/11/13 00:00:00
|
633

각양각색 산나물의 향연 산채비빔밥

산이 높아 동해에서 떠오르는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영양군의 일월산. 우리나라의 최대 산나물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일교차가 심한 고랭지라 맛과 향이 좋은 산나물이 흔하다. 매년 봄이면 일월산의 맑은 공기와 이슬을 먹고 자란 산나물들이 파릇파릇한 자태를 뽐낸다.
산나물을 본격적으로 채취하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중순까지. 나물꾼들에겐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짧게 느껴지는 기간이다. 참나물, 어수리, 참취, 미역취, 곰취, 엄나물, 달마지, 비비추…. 그 종류가 워낙 많아 헤아릴 수 없다. 이중 어수리는 식감이 부드럽고 향이 진한 데다 약효도 뛰어나 명성이 높다.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해서 어수리란 이름이 붙을 정도. 20여 년 전 영양의 한 농가에서 하우스 재배에 성공한 이후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이 지역을 상징하는 나물로 자리 잡았다.

어수리는 식감이 부드럽고 향이 진한 데다 약효도 뛰어나 명성이 높다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해서 어수리란 이름이 붙을 정도

갖가지 산나물이 듬뿍 담긴 대표적 향토 음식은 단연 산채비빔밥이다. 산나물은 여러 종류를 한데 섞어 먹어야 더 맛있다. 겉보기엔 다 푸릇푸릇 비슷해 보여도 맛과 향이 모두 다르다. 청량한 향이 나는 참당귀, 씹을수록 고소한 참취, 쌉싸래한 끝 맛을 남기는 엄나물, 연하고 부드러운 비비추 등. 개성이 뚜렷한 나물들은 각기 제 향을 내면서도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산나물에는 미네랄, 칼륨, 칼슘, 인, 철이 골고루 들어 있다. 사포닌도 함유해 우리 몸의 저항력을 길러준다. 성인병 예방과 치료는 물론 인체를 알칼리성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한다.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도 풍부해 건강 식품으로 꼽힌다.

산나물은 여러 종류를 한데 섞어 먹어야 더 맛있다
겉보기엔 다 푸릇푸릇 비슷해 보여도 맛과 향이 모두 다르다
개성이 뚜렷한 나물들은 각기 제 향을 내면서도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영양군 입암면 선바위관광지구에 위치한 <선바위가든>에서는 일월산 등지에서 직접 채취한 20여 가지 산나물이 가득 담긴 산채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주인장 가족은 4월부터 한 달간 이 산 저 산을 다니며 1년 치 쓸 산나물을 한 번에 캐온다. 채취한 것들은 그날그날 손질해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노랗게 변하거나 말라비틀어진다. 연한 나물은 살짝 데친 후 급랭시킨다. 흐르는 물에 해동하면 신선한 맛과 향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너무 오래 두면 시들해지기 때문에 몇 개월 안에 먹는 게 좋다.
억센 나물들은 음지에서 40일 정도 바싹 말려 묵나물로 만든다. 묵나물은 저장성이 뛰어나다. 이듬해 봄까지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약한 불에 삶은 뒤 물에 불렸다가 여러 번 헹궈 흙먼지를 제거하고 다시 찬물에 담가놓으면 보들보들 살아난다. 물기를 꼭 짠 후에 소금, 들기름을 조금 넣고 살짝 볶으면 봄철에 갓 캔 나물 못지않게 싱그럽고 산뜻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묵나물은 저장성이 뛰어나다
이듬해 봄까지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약한 불에 삶은 뒤 물에 불렸다가 
여러 번 헹군 후 찬물에 담가놓으면 보들보들 살아난다

연한 나물과 묵나물은 당근, 도라지, 고사리, 그리고 이 지역 특산물인 착한 송이버섯과 함께 가지런히 담겨 산채비빔밥으로 완성된다. 나물 고유의 향과 맛을 고스란히 즐기기 위해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지 않고 비벼 먹는 걸 권한다. 하지만 취향에 따라 매콤한 맛을 원하는 손님을 위해 고추장도 제공한다. 영양의 대표 특산물인 고추로 직접 담근 고추장이다.
이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아 쓱쓱 비빈다. 각각의 재료가 섞이면서 갖가지 식감의 잔치가 펼쳐진다. 어떤 것은 꼬들꼬들하고 어떤 것은 부드럽다. 쌉싸름한 맛도 있고, 맵싸한 맛도 있다. 각양각색의 맛들이 하나가 되어 강강술래 하듯 어우러진다.

Where to eat?
선바위가든
A 경상북도 영양군 입암면 영양로 883-17 
T 054-682-7429
H 11:00-21:00

정민아 <바앤다이닝> 에디터  사진 윤동길

페이지 만족도 조사 및 업무담당자 정보

업무담당자

이 페이지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