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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 단골손님, 호박의 탐스러운 매력

컬러풀 한식

2024/03/28 14: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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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향미와 식감으로 예부터 밥상 위의 단골손님이자 친근한 재료인 호박. 어느 체질에나 잘 맞고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한 건강한 채소로 주방의 만능약으로도 불린다. 토종 재래 호박과 서양식 호박, 여러 방식으로 접목해 개발한 독특한 색과 모양의 신품종 호박 등 다양한 종류의 호박은 파인 다이닝에서도 주목하는 재료로 그 변화가 심상치 않다.

흔하디 흔한 호박은 이제 미식 트렌드의 중심에 성큼 다가섰다. 밥상머리 물가의 기준이 되는 호박. 푸근한 한끼 식사이자 초대 요리에도 손색없는 다채로운 호박 요리를 만나보자.

승려의 반찬부터 궁중음식까지, 국민채소 애호박

우리가 가장 익히 접하는 애호박은 여름철 뜨거운 볕 아래서도 말라 죽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대표적인 여름 채소다. 과육이 유연하고 단맛이 있어 찌개, 볶음, 부침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다.

특히, 애호박은 사찰 음식에 많이 쓰인다. 수분이 많고 다른 호박에 비해 소화흡수가 잘 되기에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훌륭한 재료다. 절에서는 맑은 연둣빛을 띠며 윤기나는 애호박을 툭 따 볶아서 먹고 쪄먹기도 하고, 얇게 썰어 말려 보관해두고 즐긴다.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1호 선재 스님이 소개하는 대표적 호박 요리는 애호박 편수. 편수는 채소로 만든 소를 넣어 주로 여름철에 먹는 만두로, 더운 여름날 쉽게 상하지 않게 애호박, 오이, 버섯 등을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계절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만두를 만드는 사찰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리가 된다. 편수는 예쁘게 빚어 삶은 뒤 찬물에 넣었다 건져내 초간장과 함께 먹는데, 후룩후룩 넘어가는 산뜻하고 담백한 만두가 여름철 달아난 입맛을 살려준다.

▲ 물 위에 조각이 떠 있는 모양이라는 이름의 여름철 만두 '편수'와 호박에 소를 넣어 익힌 '호박선'

궁중 요리에서도 호박은 중요한 재료로 활용됐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이자 ‘조선왕조궁중음식’의 기능보유자였던 고(故) 황혜성은 여러가지 ‘선’ 요리법을 남겼는데 호박선도 그 중 하나다. 호박선은 궁중음식이자 경상도 반가(班家)를 중심으로 즐긴 향토음식으로, 칼집을 내어 데쳐낸 애호박에 볶은 소고기와 각종 버섯, 당근, 계란지단 등을 넣고 쪄 내는 음식이다. 모양도 아름답고 한 입 크기로 만들어 고급 한식 상차림이나 코스 메뉴에서 전채 요리에 오르거나 안주로 쓰인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사계절 국민 밥상에 오르는 애호박 요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궁무진한 늙은호박의 변신

여름이 애호박의 계절이라면 가을에는 늙은호박이 있다.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의 한옥집에 가면 늦가을에 노랗게 익은 늙은호박이 대청마루 한 켠에서 가을볕을 쬐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겉이 단단한 늙은호박은 저장성이 좋아 겨울 내내 두고 먹을 수 있어 집집마다 호박을 길러 여러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예부터 충청도에서는 호박김치, 호박죽, 호박꿀단지, 호박찌개 등 늙은호박을 활용한 다양한 조리법으로 호박의 맛을 즐겼다. 얇게 썰어 소금에 절인 늙은호박과 무청, 김치를 담그듯 여러 속재료를 넣고 고춧가루로 버무려 항아리에 익히면 충청도식 호박김치가 된다. 이렇게 익힌 호박김치에 물을 넣어 보글보글 찌개로 끓여내면 충청지방 별미인 늙은호박찌개 한상이 뚝딱 차려진다. 

이 외에도 제주 특산물인 갈치를 활용해 끓인 별미 갈치호박국, 특별한 간식이 없던 시절 겨울철 간식으로 즐겨 먹었던 경상도의 향토음식 늙은호박전, 단맛이 일품인 경기도 지역의 호박식혜까지, 지역별로 늙은호박을 즐기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었다. 이렇듯 호박은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에 맞게 변화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오고 있다.

버릴 것 없는 호박 활용법

호박은 열매만 먹지 않는다. 열매를 비롯해 잎과 꽃, 줄기, 씨까지 버릴 것 없이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자작하게 끓인 된장찌개에 부드럽게 찐 호박잎을 싸 한입 먹으면 까슬한 듯 여린 잎의 싱그러움이 입안 가득 번진다. 탄탄한 질감의 줄기는 된장국에 넣어 먹거나 고구마줄기처럼 볶아 반찬으로 먹어도 좋다.

샛노란 별처럼 부푼 호박꽃은 식탁 위에 그림처럼 산뜻함을 선사한다. 두부, 옥수수, 치즈 등을 섞어 소를 만들어 호박꽃에 채운 뒤 얇게 튀겨내면 보기에도 좋고 먹기도 좋은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들어가는 소의 재료를 호박, 새우, 다진 돼지고기 등 취향껏 만들어 호박꽃에 채우고 쪄내면 고운 색감이 살아있는 호박꽃 만두가 된다. 늙은 호박 속 알이 영근 호박씨는 볶아 먹으면 참깨처럼 향이 더 진해져 고소한 맛이 일품인 영양 간식이다.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호박꽃과 열매는 색색깔로 빛난다. 통통하게 영근 호박은 허기는 물론이고 마음도 푸근하게 채워주는 정겹고 고마운 채소다. 미식의 출발은 호박처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의 맛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품요리로 손색없는 호박을 더 깊고 진하게 즐겨보자.

참고문헌 <호박, 농촌진흥청, 진한엠앤비, 2021><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스님, 불광출판사, 2014><3대가 쓴 한국의 전통음식, 한복려,황혜성,한복진, 교문사, 2010><윤숙자의 맛있는 한식 밥상, 윤숙자, 김영사, 2022>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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