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다양한 K푸드 매력에 빠진 세계
해외 한식 톡파원

한식은 이제 보다 다양한 키워드로 설명되고 있다. K-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 소비가 증가한 영향도 있었고, 한식의 성장을 위한 민관의 꾸준한 노력 덕도 있었다. 예상치 못했던 한국 음식이 해외에서 뜻밖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반갑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점점 더 다양한 K-푸드가 세계인의 기호와 식문화에 녹아들길 바라며, 이번 달에도 한식과 관련된 반가운 소식들을 전한다.
동남아에서 사랑받는 코리안 할매니얼 디저트
흔히 할머니 세대에 즐겨 먹었던 약과, 떡, 엿 등의 전통 먹거리가 젊은 층에게도 사랑받는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이런 트렌드가 국내를 넘어 동남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남아와 대만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산 레트로 스낵 주문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 한국 약과의 주문량은 무려 430% 증가했다.
지난해 동남아 지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MBC 사극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 약과가 등장하면서 동남아 지역 내 약과 인지도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글로벌 OTT에 진출한 한국 예능 프로그램, K-푸드와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숏폼 콘텐츠들도 약과 열풍에 기여했다. 약과 외에도 홍삼캔디, 율무차의 성장률도 각각 33%, 35% 증가하는 등 다양한 한국 디저트들이 2030 세대에게 사랑받았다. 국가의 주축이 될 세대들에게 점점 더 다양한 한국 식품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필리핀 사과 시장에서 기회 찾은 한국 사과
그동안 필리핀 시장에서 한국 사과는 다른 국가에서 수입된 사과 대비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마트에서 한국산 사과를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필리핀에서는 국가 전체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사과 또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한 과일로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사과 품종 중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은 Fuji와 Gala라는 품종인데, 한국 사과도 주로 Fuji 품종에 해당한다.
올해 4월, 국내 한 지자체에서 필리핀 현지의 대형 유통업체와 한국 사과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고, 5월에는 필리핀 대상 한국 사과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필리핀에서 한국 사과는 고품질과 다품종이라는 장점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며 중국 사과 다음으로 경쟁력 있는 인식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필리핀 시장에서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현재의 시장 동향과 한국 사과만의 강점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국 식탁을 습격한 한국의 매운맛
고추장이 서양 요리 세계에 당당히 녹아들고 있다. '뉴욕 타임스 쿠킹'이나 '아메리칸 테스트 키친' 등 공신력 있는 요리 사이트에서 고추장을 재해석한 레시피를 볼 수 있게 된 것. 서양에서 고추장은 한국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쿠킹'에는 외국인이 고추장을 활용해 만든 버거가, '아메리칸 테스트 키친'에는 고추장을 활용한 파스타 요리가 소개됐다. 자국 고유의 식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창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고추장은 타바스코와 스리라차의 양강구도였던 핫소스 세계에 당당히 비집고 들어가 '핫소스 삼국지'의 지평을 새롭게 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고추장은 타바스코나 스리라차와는 다른 재료, 다른 제조법을 가졌기 때문에 맛도 질감도 다르다. 고추장만의 차별화된 K-매운맛이 전 세계의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세계인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핫소스 중 하나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울란바토르 노점 장악한 ‘K-커피믹스’
한국의 스틱형 인스턴트 커피, K-커피믹스가 해외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흥행한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한국적 소재로서 자주 등장해 눈도장을 찍은 덕분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입 정보에 따르면 커피믹스를 포함한 조제 커피의 수출액이 실제로 지난해 3억 2,994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특히 몽골의 경우 수도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노점에서 한국 커피믹스를 파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노점 상인이 보온병과 일회용 컵, 커피믹스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즉석에서 커피를 타서 현지인들에게 팔고 있는 모습은 K-커피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이다. 몽골은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수도에 밀집돼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과 문화에 거부감 없어 앞으로 시장 확대하기 좋은 국가다. 한국 커피믹스가 편의성과 맛의 다양함, 긍정적인 이미지를 잘 활용해 몽골의 커피 문화에 더 깊숙히 녹아드길 바란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시장 두드리는 ‘K-할랄’
올해 가을, 농림축산식품부가 인도네시아 종교부 및 농업부와 각각 한국 농산업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 기반을 강화하는 양해각서와 파트너십 기술 약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기관 간 협력 체계가 마련되면서, K-푸드의 할랄 인증이 한층 더 유연해지게 됐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상품이다.
전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하는 무슬림 국가 중 인도네시아는 K-푸드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문화를 접하는 젊은 층들의 증가로 한국 식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수출하고 있는 K-할랄 제품은 주로 라면과 음료를 중심으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할랄 인증 K-푸드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가인 만큼, 앞으로 수출 확장과 품목 다각화가 기대된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K-할랄을 더욱 확장해 전 세계 무슬림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맛의 깊이를 탐험한 ‘2023 한식 컨퍼런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은 지난 10월 26일 서울 삼청각에서 2023 한식 컨퍼런스(HANSIK Conference 2023)를 개최했다. '맛의 깊이를 탐험하다(Adventurous Table, HANSIK)'를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한식 글로벌 브랜딩을 위해 세계적 F&B 전문가,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한식 메시지를 전파하고 글로벌 한식 확산에 대해 논의 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현장에서는 세계적인 미식 권위자들이'한식의 글로벌 가치 및 발전 방안', '새로운 미래 브랜딩', '글로벌 한식 인재양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의 장을 펼쳐졌다. 한식에 대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탐구와 논의를 엿볼 수 있었던 행사 현장은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이 함께 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인 거장들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한식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는만큼, 한식이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자리잡을 미래가 머지않은 듯하다.
참고자료
한식진흥원 보도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뉴스웨이 기사 <동남아 MZ도 사로잡은 '코리안 할매 입맛'>
한국일보 기사 <햄버거·치킨에 고추장을? 한국의 매운맛, 미국 식탁을 습격하다>
한국경제 기사 <"K드라마에 자주 등장"…몽골 장악한 뜻밖의 '커피믹스' 정체 [하수정의 티타임]>
브릿지경제 기사 <담배도, 편의점도 1위… 몽골서 잘 나가는 한국기업들>
식품저널 기사 <K-푸드, 인니 할랄 인증 원활해진다>
식품음료신문 기사 <인니, 내년 10월 할랄 인증 의무화…선호도 높은 K-푸드 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