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한식, 지구촌 곳곳 라이프스타일에 'K며들다'
해외 한식 톡파원

음식은 그 나라의 상황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담고 있다. 특정 국가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음식을 잘 살펴보면, 미식적 차원에서의 이유뿐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한다. 이번 호에서는 국가별 다양한 이유로 소비되고 있는 김, 김치, 라면, 그리고 한국식 소스에 대한 이야기와 최근 한국산 음료의 인기가 높아진 국가들의 소식을 전한다.
참고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KIEP 아세안·인도·남아시아 전문가 포럼 AIF

프랑스, 식전주 페어링으로 '김 스낵' 인기 상승
프랑스는 아페리티프(Aperitif)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다. 조금 더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유럽권 국가들에서 발달해온 ‘아페리티프’는 식사를 기다리면서 가볍게 즐기는 식전 주를 뜻한다. 본격적인 식사 전 가벼운 식전 주는 식욕을 열고,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이끌어낸다. 아페리티프를 즐길 때는 주로 과일, 올리브, 비스킷, 소시송과 같은 핑거푸드를 곁들인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김이 프랑스 식전 주 핑거푸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조미김과 김 스낵은 프랑스에서 대중화된 음식은 아니었다. 급상승한 김의 인기 배경에는 역시나 몇 년 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어난 한국 콘텐츠의 인기와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있다. 감자칩 등 다른 스낵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칼로리가 낮고 자연적이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프랑스 김 스낵제품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의 점유율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마존프랑스에서 김 스낵제품을 검색하면 한국 기업의 제품이 가장 많이 검색된다.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김 제품이 ‘반찬’으로서가 아닌 식전 아페리티프에 술안주로 곁들이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한국 김의 맛과 식감을 적절히 변형해 현지화 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호주 홈쿠킹, 스리라차 대신 '핫한' 고추장과 불닭소스
소스는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때로는 밋밋한 음식에 매력적인 색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소스를 잘 활용하면, 집에서도 이국적인 요리가 가능해진다. 최근에는 집에서도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소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했다. 이 중 외식 활동에 있어 제한이 생긴 코로나19 시기 홈쿠킹의 인기가 커진 호주의 경우를 눈여겨 볼 만하다.
호주는 2022년 4분기 기준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7.8%까지 상승하는 등 물가가 치솟으면서 외식이 감소했다. 호주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 브랜드 스리라차 핫소스의 품질 저하 문제로 인한 반사 이익도 있었다. 스리라차 소스의 대체재로 한국의 고추장을 비롯해 불닭 소스, 양념치킨 소스 등 매운맛 양념장의 인기가 커진 것이다. 호주의 소스류 제품의 총수입 규모는 2022년 기준 3억7845만 달러로 최근 3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의 한국 시장 수입액은 2022년 933만 달러로, 전체 수입국 순위에서 11위에 올랐다. 현재도 호주 주요 도시에는 한식당, 한국식 BBQ 뷔페, 프랜차이즈 식당이 늘어나면서 한국 식품과 소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식료품점에서 한국식 BBQ 소스, 고추장, 양념치킨 소스, 한국식 핫소스 등을 구매하는 현지인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몽골 수입 음료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음료
몽골은 국민 전체가 하루에 음료수 1잔 이상을 마시는 나라다. 그만큼 수많은 외국 브랜드들이 진출해 있고,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몽골 시장에서 한국 음료가 2015년부터 수입 음료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도에는 대한국 음료 수입액이 92%나 증가하면서 인기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고, 건강에 대한 의식 상승으로 저설탕, 다이어트, 스포츠, 에너지 드링크 등 다양한 제품의 인기와 수입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몽골의 거의 모든 편의점과 마트에서 한국산 음료를 볼 수 있다. 한국의 대형 브랜드들은 물론 내수 및 초보 기업들의 제품도 진출해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젤리 또는 버블 티 음료(Bubble tea drink) 등 특색 있는 제품들의 인기가 높고, 건강지향적 소비 트렌드에 따라 비타민이 함료되는 건강음료 또한 대세다. 저당도 및 무설탕 음료는 물론, 최근에는 콜라겐, 비타민C, 각종 야채 및 생과일 음료의 수요가 다양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음료들이 오래 전부터 몽골인들의 입맛 공략에 성공해온 만큼, 새로운 맛과 향의 건강 음료로 몽골을 더 사로잡을 기회다.

폴란드 서 비중 커지는 한국 무알코올 소프트 드링크
무알코올 음료는 소프트 음료 중 생수, 과일야채주스, 우유, 맥주를 제외한 음료를 일컫는다. 여기에는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스포츠음료, 차, 레모네이드, 알로에, 코코넛, 두유, 아몬드, 오트밀, 쌀 음료 등 매우 다채로운 음료들이 포함된다. 최근 폴란드에서 무알코올 소프트 음료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판매량과 판매액이 각각 전년 대비 6.6%, 21.4% 증가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설탕세 도입이 인기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이슈가 되는 것은 설탕세다. 설탕세는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과도한 설탕 섭취를 줄이도록 고안된 일종의 '설탕 부담금'이다. 과일채소의 즙(주스) 함량이 20% 미만이거나 100㎖당 설탕이 5g을 초과한 음료에 대해 일정 금액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폴란드 제조업체들은 설탕량을 줄이고 과즙이 포함된 음료의 경우 저당으로 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건강과 가격 면에서 모두 합리적인 저당 혹은 무당 음료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폴란드의 무알코올 음료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 무알코올 음료 수입국 중 10위 안에 드는 국가로서, 2022년 한국산 무알코올 음료 수입량은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독일 내 건강 관심 열풍에 무르익는 김치의 인기
독일에서 한식을 대표하는 발효 건강식품 김치의 인기는 놀라울 정도다. 팬데믹 기간 중 독일 언론에서 김치가 면역력을 강화하는 건강식품으로 소개돼 주목을 받은 것이 한 가지 원인이다. 한국 콘텐츠 열풍으로 한식 전반에 대한 관심이 상승한 것도 김치 인기 상승에 박차를 가했다. 독일에서 김치를 포함한 한식은 건강식, 상당히 세련된 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한국 김치만의 깊은 맛이다. 그 어느 국가도 아직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김치 맛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의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에게도 김치는 고객 유치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어, 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고자 적극적인 김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자의 홈페이지에 앞다투어 김치와 잘 어울리는 음식이나 김치 레시피를 공유하는 콘텐츠를 게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022년 독일의 한국 김치 수입량을 봤을 때 젓갈이 들어간 김치에 대한 유럽 복합 식품 수입 규제로 인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던 2021년 대비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독일 시장 내 김치 인기로 한국의 김치 수출은 끄떡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운 맛에 진심인 태국, 7배 비싼 한국 라면 선택 중
태국은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평균 52개에 달하는 라면 소비 대국이다. 베트남(87개), 한국(73개), 네팔(54개)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자국에서 인기있는 음식인 톰얌(맵고 신 태국의 전통 수프), 수끼(태국식 전골 요리), 다진 돼지고기 맛 라면의 인기가 높으며, 이와 함께 매운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처럼 라면에 대한 수요가 높은 태국의 최대 라면 수입국이다. 2017년 이후 매년 70% 이상의 태국 라면 수입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2022년 기준 태국의 한국 라면 수입액은 3,407만 달러(약 443억 원)를 기록하며, 수입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 태국 대형마트 내 주요 한국 라면의 판매 가격은 봉지 당 43~55바트(1,600~2,100원) 수준으로, 태국산 라면에 비해 약 6~7배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태국인들은 7배는 비싼 가격에도 한국 라면을 택하는 화끈한 소비를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매운 불닭 맛, 김치찌개 맛, 자장면 맛 등 특색있는 라면의 인기가 높다. 맵고 짠 맛을 좋아하는 태국인들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