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2023
71

Vol 60. 구워 먹는 즐거움을 맛보다

누구나 쉽게 즐기는 마음이 담긴 '떡갈비'

한식에 빠지다

2023/01/30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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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떡갈비는 지역에 따라 재료나 모양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사랑받는 음식으로 통한다. 조선 후기만 하더라도 왕을 위해 만든 궁중 음식이었다고 전해지나 최근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떡갈비는 언제 생겨났고, 왜 이름에 떡과 갈비가 들어갈까. 떡갈비를 둘러싼 이야기를 만나본다.

노윤영(편집실) 참고자료 한국의식주생활사전(국립민속박물관), 한식 스토리텔링(한식진흥원)

궁중 음식에서 향토 음식으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떡갈비를 ‘갈빗살을 다져서 양념한 후 갈비뼈에 얹어 구운 요리’라고 정의 내린다. ‘갈빗살을 다져서 양념한 후’와 ‘구운 요리’라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갈비뼈에 얹어’라는 말에는 다소 의아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떡갈비에 뼈가 있었던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에는 그랬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떡갈비의 유래와 역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기를 손질해 떡처럼 모양을 만들어 구워 먹는 떡갈비는 전라남도 담양과 해남, 강진 등지에서 발달한 향토 음식의 일종이다. 갈비는 뼈를 뜯어 살을 발라내야 하는 만큼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이에게는 부담스럽다. 반면 떡갈비는 곱게 다져서 부드럽기에 어린아이나 노년층도 손쉽게 먹을 수 있다. ‘떡갈비’란 이름은 고기를 떡처럼 뭉쳐서 만든다고 해 이름 붙여진 것으로 1960년대 후반 등장했고, 조선시대에는 ‘효갈비’ 또는 ‘노갈비’라고 불렸다. 치아가 약해 갈비뼈를 뜯어먹을 수 없는 어르신들을 위한 갈비 요리라는 뜻이다.

고구려인이 먹었다던 맥적(돼지고기를 된장 양념에 재운 뒤 구워 만든 전통 요리)이 문헌학적 조상이라는 설도 있으나 실제 떡갈비 레시피와는 차이가 있다. 떡갈비의 기원에 대해서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조선시대 궁중 음식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왕실 사람들이 먹기 편하도록 소고기를 잘게 다져서 양념해 구워 먹었다는 것이다. 조선은 왕정 시대였고 계급에 따라 사람이 구별됐다. 고된 노동을 하는 서민들과 달리 왕과 왕실 사람들은 거동조차 드물었다. 운동량이 적으니 질긴 고기를 소화하기 어려웠을 테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소화하기 쉽게 만들어진 떡갈비라는 설이다.

떡갈비가 대중에 널리 알려진 것은 구한말이다. 궁내부에서 궁중요리를 담당하던 안순환이라는 사람이 1909년경 명월관이라는 요릿집을 열었고, 그 밖에 궁내부의 나인들이 1911년 출궁하면서 대중을 상대로 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떡갈비는 궁중의 음식을 넘어 대중의 음식이 됐다고 한다.

 

지역별 떡갈비의 다양한 매력

대중에게 전파된 떡갈비는 현재 경기도 떡갈비와 담양 떡갈비, 송정 떡갈비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경기도 떡갈비는 1911년 궁궐에서 해직된 나인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궁에서 배운 음식을 만들어 판 데서 유래한다. 대표적으로 의정부 떡갈비가 있는데 돼지갈비를 사용하며, 시루떡처럼 네모지고 납작하게 모양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담양 떡갈비는 조선시대 유배돼 내려온 양반들의 영향으로 전파됐다는 설이 있다. 노송당 송희경(1376~1445)이 1404년 담양에 유배돼 체류하던 때에 전해졌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궁중 떡갈비처럼 소고기만을 사용해 고기를 다진 후 동그랗고 두툼한 모양으로 만들었다. 본래 국어사전의 정의처럼 소 갈빗대에 붙여 만드는 방식이 전통적이라 볼 수 있으나, 최근에는 갈빗대를 제거하고 고기로만 만들어진 담양 떡갈비도 흔히 볼 수 있다. 두꺼운 정육면체 모양으로 소고기의 쫀득한 맛과 식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인데, 잡고기는 섞지 않고 갈빗대에서 떼어낸 고기만 다져서 만든다. 한우만 사용하는 데다 고기 손질을 수작업으로 하기에 다른 지역의 떡갈비에 비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2000년대 이후로는 돼지고기를 사용한 떡갈비도 판매되고 있다.

송정 떡갈비는 현재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절반씩 섞어서 만들기에 가격 경쟁력이 좋다. 갈빗대는 사용하지 않으며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조화, 양념과 숯불의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식감을 선사해준다. 광주의 오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송정 떡갈비는 1950년대 한 할머니가 송정시장에서 팔기 시작한 것이 기원으로 전해진다. 송정시장에는 우시장과 도축장이 있어 고기를 구하기 쉬웠다. 고기에다 배, 다시마, 꿀 등 20여 가지의 재료를 넣어 맨손으로 오랫동안 버무려 자연스럽게 양념 맛이 배어들도록 만든다. 숯불에 굽는 동안에도 특제 소스를 발라가며 천천히 굽는다.

재료나 모양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온 세상 떡갈비에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 담겨 있다. 남자든, 여자든, 어리든, 나이가 들었든, 치아 상태가 좋든 아니든 간에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이다. 모두를 품는 그 넉넉함이 떡갈비의 맛과 향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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