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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28. 수박과 복분자 - 전라도
한식 아카이브
우리는 수박을 언제부터 먹었을까?
여름 하면 생각나는 과일, 수박
앵두, 참외, 자두, 포도…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으로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잠시 잊게 해주는 여름 과일은 많지만,
그래도 그중에 가장 여름다운 과일은 수박이다.
과일가게에서 더 달콤한 수박을 고르려고 여러 개의 수박을 통통통 두드리던 기억,
커다란 수박을 깍두기 모양으로 잘라 냉장고에 넣어둔 후, 저녁에 가족과 함께 꺼내 먹던 기억 등
누구나 수박에 관련된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이 수박의 원산지는 열대 아프리카로 추정된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서도 재배되었다고 하는데,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반도까지 수박이 전해지게 된 것은 언제쯤일까?
환자 한문직이 주방을 맡고 있더니 수박을 도둑질해 쓴 까닭에
곤장 100대를 치고 영해로 귀양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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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한반도에서 수박을 먹게 된 것은 13세기 말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팔도의 명물 토산품과 별미를 소개한 허균의 <도문대작 屠門大嚼 >에 따르면, "고려를 배신하고 몽고에 귀화하여 고려 사람을 괴롭힌 홍다구 洪茶丘 (1244-1291)가 처음으로 개성에다 수박을 심었다."라는 기록으로 보아 서역을 거쳐 중국과 송나라, 그리고 고려 때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박이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름 과일이지만, 조선시대에는 매우 귀한 과일이었다.

ⓒ 신사임당, 수박과 들쥐, 지본채색, 16세기, 국립중앙박물관
그림 가운데 수박이 있고 쥐 두 마리가 수박을 갉아먹어 수박의 빨간 속이 드러나있다.
나비도 수박 냄새를 맡고 날아든다. 그 옆에는 빨갛게 핀 패랭이꽃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5년에 기록된 바와 같이 궁궐의 주방에서 일하는 환자(내시)가 수박을 훔친 죄로 곤장을 100대나 맞고 먼 영해(경상북도 영덕 지역의 옛 지명)로 귀양을 간 것을 보면, 수박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고 귀한 식재료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19세기 중반 실학자인 이규경은 저서인 <오주현문장전산고 五洲衍文長箋散稿 >에서 수박 껍질을 항아리에 담아 장을 담그면 무김치와 마찬가지로 좋은 반찬이 된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귀했던 수박이 그림의 소재로 등장할 정도로 널리 재배된 것은 조선 중기 이후이다.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글 /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