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한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매거진

2022
47

Vol 48. 건강 기원 음식, 한 해의 건강을 빌다

정월 대보름이 궁금해?! 밥돌과 정월 대보름 풍속 살펴보기

한식 상식 톡

2022/01/28 12:45:00
|
2793

농사가 삶의 근간이던 과거에는 한 해의 풍작을 점쳤던 정월 대보름이 그 어느 명절보다 중요한 날이었다. 개방적이고 공동체적인 의미가 강했기에 그 세시풍속의 성격도 서로 화합하고 나누는 형태로 나타났다. 오곡밥도 여러 이웃과 나눠 먹으며 서로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했던 정월 대보름. 
꽉 찬 보름달만큼이나 넉넉했던 선조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정월 대보름의 풍속과 절기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자료 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한국민족문화대백과>

Q. 지역마다 오곡밥을 먹는 시기나 방법이 다른가요? 

오곡밥을 먹는 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정월 대보름 당일에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열나흗날 미리 먹고 대보름 아침에는 일찍 흰쌀밥을 먹기도 합니다. 이는 밥을 일찍 먹어야 농번기에 부지런히 일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지역 풍습이라고 합니다. 오곡밥은 한 해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며 겨우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으로, 들어가는 잡곡은 지역과 시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찹쌀에 검정콩, 수수, 팥, 조, 기장 등을 섞습니다. 
한편,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오곡으로 잡곡을 지어 먹고, 이것을 나누어 준다. 영남지방의 풍속 또한 그러한데 종일 이 밥을 먹는다. 이것은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옛 풍습을 답습한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Q. 오곡밥은 나누어 먹는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지역 풍속이나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정월 대보름에는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그해의 운이 좋다고 하여 이웃끼리 서로 오곡밥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열나흗날 저녁에 아이들이 몰래 빈 집에 들어가서 오곡밥을 훔쳐다 먹기도 했는데요. 오곡밥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야 그해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에 주인은 몰래 훔쳐 먹는 사람을 보고도 모른 척했다고 합니다. 또한, 보름날 아침에 아이들은 조리나 소쿠리를 들고 이웃집을 돌며 오곡밥을 한 숟갈씩 얻었다고 합니다.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이를 ‘조리밥’ 또는 ‘세성받이밥’이라 하는데, 이렇게 얻어온 밥을 먹어야 그해 여름 더위를 안 먹는다고 믿었습니다.
하루에 아홉 번 오곡밥을 먹어야 좋다고 하여 여러 차례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여러 번 먹는 풍속은 한 해 동안 부지런하게 일하라는 선조들의 숨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Q. 정월 대보름 아침에 마시는 ‘귀밝기술’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세요. 

귀밝이술은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찬술을 마시면 정신이 나고, 그해 귓병이 생기지 않으며, 귀가 더 밝아진다’, ‘한 해 동안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해서 생겨 난 풍속입니다. 술을 빚는 방법이 따로 있지는 않고, 정월 설날 아침 차례상에 올리는 청주를 남겨두었다가 정월 대보름에 사용하면 귀밝이술이 됩니다.  

 

Q. 아이들도 귀밝이술을 마시나요?

일반적으로 정월 대보름 아침 식전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귀밝이술을 마십니다. 단, 아이들은 입술에 술을 묻혀만 주고 마신 것으로 칩니다. 귀밝이술을 마실 때 어른들은 “귀 밝아라, 눈 밝아라” 하고 덕담을 해줍니다. 

 

Q. 명절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지냄을 이르는 말로 ‘개 보름 쇠듯’이라는 속담이 있던데, 어떤 유래가 있는지 궁금해요.

과거에는 정월 대보름에 사람이 개에게 먹이를 주면 개에게 파리가 꾈 뿐 아니라 개가 파리해진다고 믿어 개를 굶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풍습은 꽤 오래 된 것으로 조선 시대에도 정월 대보름날은 집에서 기르는 개를 매어두고 음식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개는 놀고먹는 편한 팔자라고 생각해 왔던 우리 선조들은 호강에 겨운 사람들을 가리켜 ‘개팔자가 상팔차’라느니 ‘오뉴월 개팔자’라는 표현을 써왔는데요. 정월 대보름날만큼은 하루종일 개를 굶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끼를 굶어 배가 무척 고픈 처지나 온 가족이 모여 배불리 먹고 즐겨야 할 명절 같은 날에 제대로 지내지 못하는 상황에 빗대어 ‘개 보름 쇠듯 한다’고 이릅니다.  

 

Q. 유독 명절과 관련된 흥미로운 속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속담 역시 그 뜻이 궁금한데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설은 새해가 시작하는 때이므로 출타를 한 사람도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지내고 조상에게 예를 다하고 이웃에게 인사를 다녀야 하는 명절이지요. 과거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설을 집에서 쇨 수 없었다면 정월 대보름에라도 집에 돌아가야 도리라고 여겼습니다. 설에는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보름 정도의 시간이면 그 사정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는 농경 문화에서 비롯된 공동체의식이 반영돼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은 풍년을 소망하고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로, 보름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농사짓기가 시작됩니다. 가장 바쁘고 중요한 농사철에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는 사람은 농사 공동체에서 따돌림받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날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일컬어 ‘철(농사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욕했다고 합니다. 

 

페이지 만족도 조사 및 업무담당자 정보

업무담당자

  • 담당부서:
  • 연락처:
이 페이지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선택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