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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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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47. 새날, 새 마음을 담은 깨끗한 빛깔

“밥은 보약입니다” ─ 쌀밥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식의 新발견

2021/12/27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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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여든여덟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하는 쌀.
그만큼 지극한 정성과 수고를 들여야 하는 곡물이기에 과거, 잡곡을 섞지 않은 하얀 쌀밥은 잔칫날에나 구경할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흰 쌀밥에 고깃국’이 최고의 만찬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쌀 소비가 줄면서 쌀밥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연 쌀밥이 문제인 걸까? 쌀밥에 대한 오해를 풀고, 쌀밥이 품은 건강한 정보를 통해 우리 밥상의 가치를 되새겨보자. 

참고자료. 농촌진흥청

우리 민족의 주식 쌀, 소비량 꾸준히 감소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먹는 쌀밥의 양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이 2021년 1월 28일 발표한 <2020년 양곡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57.7kg로, 하루 평균 158g에 불과하다. 밥 한 공기가 쌀 100g~120g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한 공기 반을 겨우 먹는 수준이다. 1985년 1인당 연간 128.1㎏의 쌀을 소비한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양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쌀 소비량은 1970년 최고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섰고 이러한 감소세는 식습관의 변화 등을 이유로 수십 년간 꾸준히 지속돼오고 있는 상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1인당 육류 소비량은 해마다 증가해 2020년 기준 54.3kg에 이르는 등 쌀 소비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쌀 대신 육류가 주식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쌀 탄수화물’이 비만을 부른다?  

이처럼 쌀 소비가 감소하는 데에는 ‘쌀밥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한몫한다. 탄수화물 섭취가 비만과 체지방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마치 쌀밥이 주범인 양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쌀 탄수화물이 비만을 야기하는 것일까? 실제로 탄수화물 식품을 아예 먹지 않고 단백질과 지방 식품만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후일담이 심심치 않게 들려와 이러한 믿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수화물과 더불어 단백질,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반드시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체중 감량을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일 경우, 대사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집중력 저하나 우울증, 근력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는 비만을 부르지만, 반대로 너무 먹지 않으면 다른 영양소의 섭취까지 방해해 오히려 신체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또한, 식품 영양학 측면에서 밥을 통해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소화 시간이 길고, 포만감을 주어 체중조절에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탄수화물’로 분류된다.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설탕이나 과당, 밀가루 등의 정제된 탄수화물로, 이들은 섬유질이나 필수지방산이 모두 제거된 채 열량만 높아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쌀은 지방 함량 역시 밀가루와 견주어 ⅓이나 적은 수준이면서도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비만 예방에 이롭다. 따라서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정제 탄수화물이나 첨가당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양질의 곡물 탄수화물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쌀밥은 당뇨병 ‘유발’ 아닌 ‘예방’ 식품  

쌀은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적지만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은 밀가루, 옥수수보다 약 2배 더 많으며, 단백질의 품질평가 지표인 아미노산가도 65로, 44인 밀가루나 32인 옥수수보다도 월등히 높다. 쌀이 품고 있는 이 같은 ‘좋은 단백질’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건강에 유익한 곡식임에도 아직도 쌀밥을 당뇨병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8년 농촌진흥청과 분당제생병원이 이 같은 쌀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과 당뇨 전 단계인 성인 두 그룹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빵, 흰쌀밥, 현미밥, 발아현미밥 등을 순차적으로 섭취하게 한 뒤 건강한 성인 그룹에서는 혈당 상승 및 인슐린 농도변화 등을 측정했으며, 당뇨 전 단계인 성인 그룹에서는 체중과 허리둘레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빵보다 쌀밥을 섭취했을 때 건강한 성인에게서는 혈당이 완만하게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량이 적었으며, 당뇨 전 단계 그룹은 체중 및 허리둘레, 중성지방 등의 수치가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 실험은 쌀밥의 섭취가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쌀의 전분은 다당류로 구성돼 있어 소화와 흡수가 서서히 진행되고, 이에 따라 인슐린 분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쌀밥의 당뇨 예방 효과는 밀가루뿐 아니라 다른 탄수화물 식품과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차지한다. 이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쌀밥과 감자, 옥수수, 식빵을 각각 섭취하게 한 뒤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확인하는 실험에서 쌀밥은 다른 식품들에 비해 혈당과 인슐린 분비가 완만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쌀이 지닌 다양한 효능과 가치를 증명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노화와 암 발병을 억제하는 밥, 두뇌에도 ‘보약’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쌀에 든 토코페롤과 토코트리에놀 등과 감마오리자놀 등의 성분은 항산화력을 높여 생체막 손상이나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는 등 노화를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의 지방이 쉽게 산화되지 않는 비밀도 여기에 있다. 또 옥타코사놀 성분은 인체의 지구력을 높여주고, 펩타이드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며, 쌀에 함유된 주요 폴리페놀화합물인 페놀산은 기억력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쌀밥은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쌀이나 쌀겨에 함유된 피틴산, 아라비녹실란 등이 돌연변이 유발원에 대한 항암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흰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대장암과 유방암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감소시킨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이렇듯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알차게 들어 있는 쌀밥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주식이다. 쌀밥을 먹을 때는 육식보다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두뇌 발달에 이롭다. 쌀은 알곡을 그대로 입힌 입식이고, 채소는 섬유소가 많아서 오래 씹어야 한다. 따라서 밥과 채소 반찬은 저작근의 활발한 활동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전두엽을 자극해 두뇌를 좋아지게 한다. 특히 성인의 뇌는 몸무게의 2.5% 정도지만, 뇌에 흐르는 혈액량은 전체의 15%에 달하고 뇌 신경세포의 에너지원이 포도당이므로 적정량의 탄수화물 섭취는 꼭 필요하다. 과거에 쌀은 약재로도 쓰였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배가 아프면 찹쌀로 죽을 쑤어 약 대신 먹으며 기운을 차렸다. 위, 간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이에게는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흑미를 먹였다. 기본적인 생명 활동을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 쌀은 기본이었다. ‘밥이 보약’이며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옛말은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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