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읽기 좋은 날

지역별 특색이 담긴 이색 육회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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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9 14: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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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게 채를 친 날 것의 고기를 양념에 버무려 만드는 육회. 육회는 많은 이들에게 별미로 사랑받는 한국 요리다. 식재료와 양념에 따라 다채로운 맛을 내는 육회는 지역별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이번 호에서는 각 지역의 특색이 진하게 담긴 매력적인 이색 육회 맛집 세 곳을 소개한다.

대구 ‘왕거미식당’

‘뭉티기’란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만하게 뭉텅뭉텅 썰어낸 생소고기를 의미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생소고기를 뭉텅뭉텅 썰어 참기름, 마늘, 굵게 빻은 고춧가루 등을 섞은 양념에 푹 찍어 먹는데, 대구에 가야 진정한 맛을 볼 수 있는 ‘대구 10미(味)’ 음식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대표적인 향토음식이다.

‘대구 왕거미식당’은 다른 지역에까지 소문이 자자한 뭉티기 맛집이다. 이곳 메뉴에서 생고기 한 판을 주문하면 강렬하게 검붉은 빛을 내는 생고기가 접시에 묵직할 정도로 꽉 채워져 나온다. 눈으로 한 번 놀랐다면 접시를 뒤집어 볼 차례. 엄청난 탄력과 찰기로 접시를 뒤집어도 흘러내리지 않는다는 말을 증명해낸다. 당일 도축한 신선한 한우 우둔살을 사용하고, 힘줄 등 질긴 부위를 제거해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함께 나오는 왕거미식당만의 뭉티기 양념장은 고소함과 감칠맛으로 뭉티기의 맛을 끌어올려준다. 생고기 한 판으로 아쉽다면 꼬들한 식감이 매력인 소의 힘줄 ‘오드래기’, 대창, 혓바닥, 등골 등 다양한 소의 특수부위를 함께 경험해봐도 좋다.

주소 |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696-8
영업시간 | 매주 월요일~토요일 16:00–21:00 (금요일 15:00 오픈 /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전남 구례 ‘당골식당’

일반적으로 육회를 떠올리면 대부분 소고기 육회만 떠올리기 마련이다. 닭을 육회로 먹는다는 사실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생소하거나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닭 육회는 미식가들에게 선택 받아온 메뉴이기도 하다. 닭고기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전라남도 구례군에 위치한 ‘당골식당’을 소개한다.

귀여운 벽화가 제일 먼저 손님을 반기는 당골식당은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맛집이다. 주문 즉시 산닭을 잡아 내어주기 때문에 예약이 필수다. 대표 메뉴는 다양한 닭 요리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산닭구이’로, 닭 육회가 가장 첫 메뉴로 제공된다. 닭 육회는 가슴살, 근위, 껍질로 구성돼 부위별로 다른 고유의 맛과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가슴살 육회를 맛 보면 우리가 아는 닭가슴살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생선회와 비슷한 식감과 담백함을 느낄 수 있다. 근위와 껍질 육회는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닭회 다음에 나오는 숯불 닭구이와 백숙, 닭죽까지 든든하게 먹고 나면, 한 끼 식사로 제대로 보양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주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당골길 86-31 당골식당
영업시간 | 매주 수요일~월요일 12:00–20: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제주 ‘말고기 연구소’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속담까지 있을 정도로 말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제주도. 제주도는 그만큼 말에 진심이고, 우리나라에서 말 육회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제주도에 가면 말고기를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선보이는 맛집들을 만날 수 있다. ‘말고기 연구소’도 그 중 하나다.

말고기 연구소는 100% 제주산 말고기를 사용해 사르르 녹는 식감의 ‘말 육회 부각 초밥’을 선보여 말고기에 성공적인 입문을 도와준다. 말 육회는 신선도가 중요해 10분 안에는 먹는 것이 좋다. 요즘 인기 있는 마라맛 국물에 개운한 야채, 신선한 생 말고기를 익혀 먹는 ‘말고기 마라샤브’ 메뉴 또한 생 말고기를 쉽고 맛있게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