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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1. 대를 이어온 맛과 멋, 경상북도
대를 이어온 맛과 멋, 경상북도 ④
향토 미식 로드 _ 풍기 삼계탕
풍기 인삼과 소백산 약초의 만남 풍기 삼계탕
내륙성 한랭 기후로 인해 통풍이 좋고, 토양의 배수가 잘되는 영주 풍기읍은 인삼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5백여 년 전인 조선 중종 36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풍기 지역의 토양과 기후가 산삼 생육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소백산에서 산삼 씨앗을 채취해 농가에 재배하도록 했다. 이렇게 풍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가 됐다.
조선 왕실에서 영주의 풍기 인삼만을 고집했을 정도로 그 특효는 예부터 널리 알려졌다.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지역 인삼보다 농도가 훨씬 진하다. 자연스레 인삼 김치, 인삼정과, 수삼 홍어 무침 등 인삼을 활용한 음식이 발달했고, 그중 풍기 인삼을 넣은 삼계탕은 영주의 대표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영주 풍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
조선 왕실에서 풍기 인삼만을 고집했을 정도로 특효는 널리 알려졌다
같은 분량을 달여도 다른 지역 인삼보다 농도가 훨씬 진하다
풍기 지역의 삼계탕은 소백산 산맥에 막혀 조류독감 걱정 없이 자란 청정 생닭을 사용하고 소백산에서 자란 약초로 육수를 낸다. 인삼을 깨끗하게 씻어 3, 4일 정도 햇빛에 말린 후 잔대, 백봉영, 하수오 등의 여러 가지 약초와 함께 끓인다.
<영주 칠향계>는 풍기 삼계탕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칠향계'를 선보이는 곳. 칠향계는 풍기 인삼을 넣고 7가지 약초로 육수를 낸 삼계탕이다. 조선 후기 종합 농서 「고사십이집」과 고조리서인 「군학회등」에서는 4백년 전 장군들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칠향계를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영주 칠향계> 주인장은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칠향계로 2011년 영주시에서 주최한 '전국 삼계탕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영주 칠향계>는 풍기 삼계탕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칠향계’를 선보이는 곳
칠향계는 풍기 인삼을 넣고 7가지 약초로 육수를 낸 삼계탕이다


이 집에선 인삼 명인이 밭에서 키운 6년근 풍기 인삼만 사용한다. 닭 속은 찹쌀이 아닌 은행, 대추, 밤만으로 채우고 풍기 인삼을 넣어 육수를 낸다. 닭을 한 번 초벌로 삶아서 노폐물이 빠진 국물을 버린 후 다시 찬물에 담가 기름기를 빼기 때문에 국물이 뿌연 일반 삼계탕과 다르게 이곳 삼계탕은 맑고 깔끔하다. 상에는 옛 선비들이 밥 따로, 국 따로 먹던 방식 그대로 준비해 올린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 나온 삼계탕의 닭고기를 젓가락으로 한 점 잡으니 으스러지듯 풀리지 않고 쫄깃하고 야무지게 잡힌다. 닭을 손질하는 동안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찬물에 담그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육질의 수축과 이완 과정을 거쳤기 때문.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시간과 공을 들인 만큼 차이가 난다.
국물 맛은 시원하면서도 달달하다. 그 이유는 천연 단맛을 내는 대파 뿌리 때문이다. 향긋한 천초는 7가지 약초의 향을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여름철엔 황기를 더 넣어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고, 겨울철엔 도라지를 좀 더 많이 넣어서 기침 감기를 예방하도록 한다.



Where to eat?
영주 칠향계
A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풍기로 57-21
T 054-638-7797
H 11:00-21:00
글 이현경 사진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