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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Hansik)

한식은 아름답고, 맛있으며,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여러가지 식품영양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등록일 : 2013.11.13
조회수 : 0
아귀찜

아귀라는 바닷물고기로 만드는 마산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아귀는 입이 매우 큰데, 아래턱은 위턱보다 길고 아래위 양턱에는 굵고 날카로우며 크고 작은 빗 모양의 이가 촘촘히 난 물고기이다. 비늘은 없고 피질돌기로 덮였는데 등은 누르무레한 잿빛이고 배는 하얗다. 뼈는 거의 물렁뼈이며 살은 탄력이 있고 맛이 좋다. 만드는 법은 우선 마른 아귀를 손가락 반 토막 길이로 토막을 쳐서 물에 약간 불려 놓는다. 된장을 체나 조리에 넣고 물을 조금 부은 다음 걸러서 끓이다가 준비해둔 아귀를 넣고 한소끔 끓여낸다. 여기에 거두절미한 콩나물을 아귀 위에 넣고 김이 한번 나게 끓인다.

고춧가루, 미나리, 파, 다진 마늘과 물에 개어놓은 녹말을 그 위에 넣고 뒤집어서 그릇에 담아낸다. 주의할 점은 된장물을 너무 많이 잡아 국물이 많으면 안 된다. 아귀찜은 뜨겁고 매운 음식으로, 먹을 때 땀이 많이 나므로 겨울철에 먹으면 몸이 더워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아귀가 서민의 먹을거리로 이용되어와 아귀의 담백한 맛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의 아귀찜요리이다. 아귀찜의 배경은 마산의 한 어부가 어획된(겨울) 아귀를 장어국 파는 할머니에게 요리를 부탁하니 흉측한 모양 때문에 버렸는데 버려진 아귀가 얼었다 녹았다하면서 말라있어 할머니가 그것을 북어찜요리법에 적용하여 찜을 한 것이 마산아귀찜이라고 한다. 따라서 마산아귀찜은 건조된 아귀를 이용하는데 반해서 부산의 아귀찜은 신선한 생아귀를 이용한다. 서양에서 아귀는 머리와 껍질이 제거되어 생아귀, 냉동아귀, 훈제아귀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 가식부위는 꼬리부위의 육이며 육의 맛은 바닷가재(lobster)육과 같아 바닷가재의 대용 요리로 이용되고 있으며, 바닷가재 조리법인 구이, 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구이나 찜에는 소스 특히 vinaigrette sauce(식초, 기름, 양념 등으로 만든 생선용 냉육 샐러드용소스)를 곁들이면 아귀 육이 건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또 맛이 매우 좋아진다고 한다. 또 머리는 스프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간은진미로 알려진 푸아그라(foir gras)에 비교될 만큼 별미로 전해진다.

일본은 아귀의 부위별 요리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나라로 육보다는 내장부위(간, 아가미, 지느러미, 위, 껍질, 뽈살, 난소)를 귀한 것으로 여겨 7가지 부위별 메뉴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간을 가장 귀중하게 취급하고 있다. 아귀간은 숭어알 염건품인 카라수미(からすみ )와 해삼내장 염장품인 코노와타(このわた )와 함께 일본의 3대 진미(.味)로 알려져 있고, 특히 아귀간은 영양가가 높아 “바다의 포아그라”라고 불리우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호주 등지에서 아귀간 통조림을 수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귀 생(生)간을 수입하고 있다. 아귀의 간은 찜, 된장무침, 초무침, 회 등의 고급요리에 이용된다. 아귀의 육은 구이, 튀김, 회로 이용되고 살과 부위는 초무침(껍질, 위), 전골, 샤브샤브 등의 고급요리의 일식재료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탕(국)으로 먹고 있는 아귀국물요리는 간장(醬油)을 이용한 아귀전골(鮟鱇鍋),된장(味.)를 이용한 아귀탕(鮟鱇汁), 맛국물과 초를 이용한 아귀국(鮟鱇チリ) 등 조미료의 종류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 메뉴로 출현되고 있다. 특히 아귀전골은 선상에서 어획된아귀와 무말랭이 등의 저장용 채소를 넣어 푹 끓인 도부지루(どぶ汁, 간을 으깨어 국물로 한 것)에서 유래되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아귀에 파, 배추, 팽이버섯, 쑥갓 등의 채소를 넣어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옛날의 전통적인 도부지루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보통사람은 먹기가 어렵다고 한다. 아귀의 껍질요리(.料理歌仙の組., 1748.) 는 복어껍질(.料理物語, 1643.)과 대구껍질요리(.料理鹽梅集,1668.)와 함께 오래 전부터 먹어온 것임을 문헌의 기록으로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아귀는 등뼈를 제외한 어느 부분이라도 다 먹을 수 있어 어류 중에서도 가식부가 많은 어류이며 스테미나를 만드는 진어(珍魚)로 취급하고 있다.

아귀는 『자산어보』에 조사어(釣絲魚)라 하였고 속명을 아구어(餓口魚)라 한 기록도 있어 아마도 조선시대에 식용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나 어떤 조리방법으로 이용되었는지는 문헌에 기록된 바가 없어 알 수 없으나 현재 아귀는 찜으로 가장 많이 조리되어지고 있다. 찜은 고기나 채소에 갖은 양념을 하여 국물이 빠특하게 흠씬 삶거나 쪄서 만든 음식이라고 사전에 적고 있다.찜 은 .대동야승, 1420~1488. 중 『필원잡기』에 증계로 기록되었고 우리말 조리서인 『음식미디방』 1679.에 처음 찜으로 기록되고 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1766)』에 우육증방(牛肉蒸方)에서는 중탕하여 삶는 것을 찜(蒸)이라 하고 있다.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 1827)』에는 “찜(烝)은 갱(羹)의 소즙자(少汁者)이다. 증(蒸)은 수증기 찜이고 삶기찜, 중탕찜의 경우는 증(烝)으로 구별하고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조선시대 궁중연회시 식단에는 찜 요리의 출현이 많았으며 그중에서 어패류의 찜은 붕어찜(.魚蒸, 1719), 조기찜(秀魚蒸) 등이 있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에 전복찜(生鰒蒸, 全鰒蒸, 熟鰒蒸,1795), 해삼찜(海蔘蒸, 1827) 등이 있으나 아귀찜은 『한국민속종합보고서, 1984』에 처음으로 기록되고 있다. 찜 요리의 문헌은 1700년대에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1700년대 이전부터 육류 및 어패류의 찜이 많았으며 특히 다어획 어종을 이용한 어패류의 찜요리가 많았다. 부산과 경상남도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조리 방법 중에서 찜 요리가 두드러져 그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므로 부산향토음식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조리 방법은 찜이라 할 수 있다.

아귀찜은 아귀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넣어서 찐 요리로 쫄깃쫄깃한 아귀의 맛도 좋지만 매콤한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귀는 험상궂고 못생겨 붙은 이름이다. 불교에서 아귀란 아귀도, 즉 목마름과 배고픔 등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사는 중생을 말한다. 탐욕이 많은 자가 사후에 떨어지는 생존상태로서, 불교에서 육도(六道:지옥·아귀·축생·修羅·인간·天) 중 하나인 아귀도에 있는 자를 가리킨다. 입이 몸의 전부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못생긴 외양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긴 했으나 아귀는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지는 음식이었다. 배를 가르면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나왔다 하여 그렇게 여겨졌다고 한다.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뼈, 껍질 등 버릴 게 없는 생선이다. 서양에서는 보통 생선 머리를 잘라 버리는데 아귀는 사실상 머리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귀는 오히려 해외에서 요즘 인기 만점인 음식이다.

아귀는 매콤하게 먹는 게 제 맛인데 특히 마산은 아귀찜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귀가 바다의 악마에서 바다의 왕자로 거듭난 이유는 쫀득쫀득한 그 맛에 있다.마산의 아구 요리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구는 아귀의 경상도 사투리로서 음식이름으로는 아구찜으로 일반화되어 현재까지 친근감 있게 쓰이고 있다. 아구는 몸과 머리가 납작하고 입이 몸 전체를 차지할 만큼 입이 크고 못생겨서 재수 없다 여겨 어부들은 아구가 그물에 걸리면 버리거나 거름으로 썼다. 그물에 잡히면 바로 버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구찜의 유래는 오래전 마산 오동동에 장어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구를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마늘을 섞어 쪘다고 한다. 북어찜의 요리법을 아구에 적용한 것인데 먹어보니 의외로 맛이 괜찮아 술안주로 내면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 아구 찜이 요즘처럼 콩나물 미나리 등 채소가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반쯤으로 짐작된다.

못 생겨도 맛은 좋은 것이다. 못생겨도 맛은 좋은 게 호박만은 아니다. 쫄깃쫄깃 씹는 맛도 좋지만 살찔 염려도 없는 아귀는 미나리, 콩나물을 듬뿍 넣어서 찜을 하면 숙취에도 좋은 음식이다. 못생긴 외모 탓에 바다의 악마라고도 불리었다는 아귀, 아구라고 불릴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는 물텀벙, 전남에 가면 악귀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껍정이, 망챙이 등 별명이 많다. 아귀는 바다의 종합영양제로 불리기도 하지만 특히 콜라겐이 많아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콜라겐이 피부를 탱탱하게 해준다는 말이 돌면서 특히나 아줌마들의 아귀찜 공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잡히면 재수 없다고 버렸던 천덕꾸러기 아귀는 이제 경남 마산의 명물이 되어 아구 데이까지 정해져서 오동동 아구 거리에서 기념식과 전야제, 축제한마당을 불러일으키고 올해 아구 할매상 시상식, 설운도 홍보대사 위촉 등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다. 사람 팔자만 모르는 게 아니다. 물고기 팔자도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다.